SK에 여름방학이 찾아온다. 그러나 숙제를 개학 코앞으로 미뤄놓고 편히 쉬고 있을 여유가 없다. 후반기 대반격을 노리고 있는 이만수 SK 감독도 코치들과 고민을 함께 하기로 했다. 여름방학 특집 탐구생활이다.
시즌 초반부터 힘을 쓰지 못한 채 전반기를 7위로 마감하게 된 SK다. 16일 현재 33승39패1무(승률 .458)을 기록, 선두 삼성에 10.5경기, 4위 두산에 6경기 뒤져 있다. 오히려 8위 NC와의 승차가 5경기로 4위와의 승차보다 더 적다. 전반기 막판 일어서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투·타 밸런스의 붕괴에 결국 제자리걸음을 했다. 분명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SK에는 여름방학이 주어졌다. SK는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넥센과의 경기가 끝나면 오는 26일 사직 롯데전까지 8일의 휴식이 주어진다. 9개 구단 체제가 만든 휴식일이 올스타 브레이크와 절묘하게 섞인 결과다. 분위기 반등이 시급한 SK로서는 일단 팀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SK는 이 기간 동안 팀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후반기에 나선다는 심산이다. 더 이상 이렇게 긴 휴식기가 없는 만큼 SK로서는 사활을 걸어야 시기다.

이만수 감독은 적절한 훈련과 휴식을 병행한 일정을 짰다. 일단 17일 경기가 끝나면 18·19일은 휴식을 준다. 20·21일은 훈련과 청백전을 실시하고 다시 22일 휴식을 취한 뒤 23·24일에 훈련을 한다. 그리고 25일 사직 롯데전에 대비해 부산으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이 감독은 “경기가 없을 때 선수들이 리듬을 잘 타야 한다”라고 당부하면서 “각 담당 코치들에게도 숙제를 내줬다”라고 밝혔다.
SK는 올 시즌 전반기 각 분야가 돌아가면서 말썽을 일으켰다. 수비·주루·불펜·타격·작전 등 팀의 애를 먹인 분야도 다양했다. SK가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였다. 이 감독도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각 분야의 담당코치들의 머리를 모으기로 했다. 이 감독은 “타격·수비·주루 등 각 분야에서 부족했던 점을 제출하라고 했다. 이를 수석코치가 종합해 휴식기 동안 집중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즌 중에는 일정상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웠던 전술훈련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주루와 수비에서의 실수부터 가다듬어야 한다. 상대가 우리 작전을 읽는 것에 대한 대처 능력도 필요하다”면서 “할 것이 많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감독은 “(부진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잘 활용해 후반기에 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면서 “야구도 9회까지 하면 1~2번의 기회는 온다. 시즌도 그렇다. 감독이 급해서 달려가기보다는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과연 SK가 이 탐구생활에서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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