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 뽑힌 후 책임감이 더 생긴 것 같다. 대표팀에 뽑혔다고 설렁설렁해졌다는 말은 듣기 싫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울산의 오른쪽 풀백 이용(27)은 그렇게 이야기했다. 대표팀 첫 승선의 기쁨을 더해 소속팀에서 자축포를 쏘아올리고도 "설렁설렁해졌다는 이야기는 듣기 싫다"며 책임감과 의무를 최우선시했다.
울산 현대는 1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서 4-0 승리를 거두며 11승 4무 4패(승점 37)로 선두를 지켰다. 지난 어린이날 제주 원정에서 당한 1-3 패배를 설욕하는 기쁨의 승리이자, 2주 간의 휴식기를 앞두고 리그 선두를 지켜낸 기분 좋은 승리기도 했다.

이날 울산의 3번째 골을 만들어낸 이용의 명품 중거리슛은 이번 라운드 베스트 골에 선정돼도 손색이 없을만한 멋진 골이었다. 이용은 이날 경기에서 자신의 시즌 1호골이자 프로데뷔 이후 첫 골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시원한 중거리포를 성공시키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바로 팀 동료 김신욱과 함께 파주 NFC 입소를 위해 떠난 이용은 "대표팀에 뽑혔다고 설렁설렁해졌다는 말을 듣기 싫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울산을 떠났다.
그동안 꾸준한 활약과 자로 잰듯한 날카로운 크로스,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울산 오른쪽을 책임진 이용에게 있어 첫 대표팀 승선은 자신의 실력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김호곤 감독 역시 이용의 실력에 대해서는 두말을 하지 않을 정도다. 김 감독은 "올해 전경기 출전이고 체력적인 부분이나 스피드가 있는 선수다. 공격 가담률도 높기 때문에 조금만 더 보완해서 타이밍을 맞추면 스피드가 있기 때문에 공격 변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격려와 칭찬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김 감독은 "이용이 대표팀에 뽑힌 후 더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외곽쪽에서 정말 무섭게 파고 들더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대표팀 발탁 이후 이용이 항상 강조하던 "자신감을 갖고 나만의 경기를 할 것"이라는 계율을 제대로 보여준 한 판인 셈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를 맞은 이용은 대표팀 소집 전날, 강렬한 중거리포로 자신이 국가대표로 뽑힌 이유를 증명했다. "경쟁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경쟁에서 승리해서 내 상품가치를 보여주겠다"고 자부하던 이용의 동아시안컵, A매치 데뷔 무대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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