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짜리 안경 수호신' 송창식, 한화 승률 3할 복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7.17 06: 17

한화 마무리투수 송창식(28)은 지난해부터 뿔테 안경을 쓰고 있다. 어느덧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검은색 뿔테 안경. 하지만 사실 만원짜리로 값싼 안경이다. 하지만 한화에는 그 이상의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송창식은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연장 10회말 구원등판, 2이닝을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한화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승률을 2할대(0.296)에서 3할대(0.306)로 복구시켰다. 한화가 고비를 맞을 때마다 송창식이 빛나는 역투로 팀을 구원하고 있다. 
이날 송창식은 몇 차례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특유의 강심장을 앞세운 안정감으로 KIA의 끝내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연장 10회말 송창식은 이범호를 볼넷으로 보낸 뒤 안치홍의 1루 내야안타가 이어지며 2사 1·3루 끝내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대타 차일목을 몸쪽 꽉 차는 143km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11회말에는 첫 타자 윤완주를 포수 한승택이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는 바람에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시킨 뒤 계속된 1사 2루에서 윤완주를 또 다시 폭투로 3루까지 보냈다. 1사 3루 끝내기 위기. 하지만 송창식은 신종길을 141km 직구로 2루 내야뜬공 처리한 뒤 김주찬을 142km 직구로 유격수 땅볼 잡으며 다시 한 번 끝내기 위기를 넘겼다. 
두 차례 끝내기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한화는 연장 12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타자일순으로 5득점을 퍼부으며 8-3 재역전승을 일궈냈고, 송창식은 시즌 2승(5패)째를 수확했다. 송창식은 올해 34경기 2승5패10세이브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 중이다. 4월까지는 평균자책점이 1.33이었고, 피안타율도 1할7푼9리에 불과했지만 이후 페이스가 떨어졌다. 무려 7차례나 연투를 펼치며 마무리 중 가장 많은 45⅔이닝을 던진 영향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고스란히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송창식은 수호신 본능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 이날 KIA전에서도 직구 구속은 140km대 초반이었지만 몸쪽으로 정교하게 제구된 공에 KIA 타자들은 정타를 맞히지 못했다. "직구 구속보다 코너 제구가 우선"이라고 강조한 자신의 말대로 완벽한 코너워크로 위력을 떨쳤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절체절명의 순간이 뒤따랐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송창식은 지난해부터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다. 그는 "동대문에서 만원에 파는 것"이라며 웃은 뒤 "선발로 나올 때에는 렌즈를 꼈는데 불펜에서 몸 풀며 대기할 때 렌즈를 끼고 있는 게 불편하더라. 땀이 흘러내리는 게 불편할 때도 있지만 이제 안경 쓰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불펜투수의 역할에 익숙해진 것이다. 안경 알이 큰 것도 1루 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곁눈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어느덧 이 만원짜리 뿔테 안경이 익숙해진 송창식이 한화 3할 승률 사수의 수호신으로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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