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성공’ 류제국. “야구가 가장 재미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7.17 13: 40

긴 시간 동안 류제국(30)에게 야구는 고난으로 다가왔다. 2002년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미국 땅을 밟았지만 긴 마이너리그 생활과 사건 사고, 그리고 수술까지 너무 높은 벽과 마주해왔다. 그럼에도 류제국은 “야구가 가장 재미있었고 지금도 가장 재미있다”고 한다. 2009년 한국으로 귀국, 올 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마침내 전성기를 맞이한 류제국이 16일 사직구장서 두 달 동안 경험한 한국프로야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류제국은 지난 13일 문학 SK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4승째를 올리며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5월 19일 잠실 KIA전부터 9경기를 치른 류제국의 성적은 50⅔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3.38. 우규민 신정락과 함께 LG 토종선발진에 붙어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고 계약 전에 자신을 향해 불었던 비난여론도 잠재웠다. 류제국 또한 전반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100점에 가까운 점수를 줬다.
“선발승은 생각보다 많이 한 것 같다. 다만 이닝 쪽에 있어서는 많이 아쉽다. 적어도 4번째 선발 등판부터는 꾸준히 퀄리티스타트는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래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정도면 잘한 게 아닌가 싶다. 100점 가까이, 적어도 한 80, 90점 정도는 주고 싶다.”

류제국은 4년의 공백을 극복하고 마운드에 서고 있는 것을 두고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 “역시 야구가 가장 재미있다”고 했다. 힘들었던 미국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한국에 다시 돌아와 활약할 수 있었던 것 모두 야구가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류제국은 다섯 살 아들 교빈도 원한다면 야구 쪽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4년 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지만 그래도 야구가 재미있기 때문에 잘 하지 않았나 싶다. 여전히 마운드 위에서 던지는 게 재미있다. 물론 마운드 위에서는 묵직한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한다. 지난 6일 넥센전만 제외하면 즐기면서 묵직한 모습을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미국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아들이 경기장에서 내가 던지는 것을 본다. 마냥 신기해하는데 본인이 야구하고 싶어 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다. 나 또한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잠실구장에 가곤 했었다. 아들에게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면 아들도 야구를 재미있어 하지 않을까 싶다.”
이어 류제국은 지난 2달 동안 경험한 한국프로야구에 대해 말했다. SK를 상대한 3경기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로 ‘SK 킬러’가 된 것에 대해선 ‘운이 좋았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득점권 피안타율 1할7푼4리로 날카로운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고 있는 이유도 전했다.
“SK랑 상대한다고 딱히 다른 부분은 없다. 그냥 운이 좋았던 거 같다. 내가 잘 던졌다기보다는 우리 야수들이 수비를 잘해주거나 SK 타자들이 실수한 경우가 많았었다. 나는 상대팀에 휘둘리기 보다는 내 투구를 하는데 집중하는 편이다. 결정구로 커브와 체인지업을 구사하는데 사실 커브는 한국에 와서 더 좋아졌다. 아무래도 스타일이 다른 두 구종을 결정구로 구사하다보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커브를 위주로 던졌다면 지난 SK전에선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였는데 생각보다 잘 들어갔다.”
  
끝으로 류제국은 한국 타자들의 분석력에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상대 투수들의 버릇을 잘 캐치하는 LG 타자들에 대해서 “우리 팀이라 다행”이라고 웃었다.
“한국 타자들은 확실히 다르더라. 2회가 지나면 80, 90% 정도 상대 투수의 버릇을 알아차릴 때가 있다. 어떨 때는 100% 투구 폼에 따른 구종을 알아내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팀 타자 선배님들이 무섭다. 우리 팀이라 다행이다. 버릇이 상대에게 노출된 투수는 영락없이 맞아 나갈 수밖에 없다. 나도 버릇을 간파당하지 않기 위해 얼마 전부터 큰 글러브를 쓰고 있다. 효과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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