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혁 "김은숙 작가님과의 호흡, 정말 기대돼요" [인터뷰]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7.17 16: 09

배우 최진혁은 신수 분장을 하고도 빛이 났고, 긴 머리 가발에 한복을 입고 등장해도 멋있었다. MBC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주인공 이승기 못지않은 사랑을 받은 그는 최근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06년 KBS 2TV '서바이벌 스타오디션'을 통해 데뷔한 최진혁은 여러 작품을 통해 대중을 만났다. 그러나 딱히 손에 꼽힐 만한 대표작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운명처럼 '구가의 서'를 만났다. '구가의 서'가 그냥 당연히 잘 될 줄 알았다고 말하는 그. 또한 최진혁은 온 몸에 털을 붙이고 파란 눈빛을 쏘는 신수 분장과 진한 스모키 화장도 잘 어울릴 거라 자신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이런 예상들은 모두 맞아떨어졌다. '구가의 서'는 대박이 났고 최진혁은 단숨에 뭇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일단 최진혁이 판단하는 구월령의 인기 요인은 "신비하고 궁금한 캐릭터"이기 때문. 또한 그는 드라마 속에서 한복과 긴 머리의 도움을 받은 것 같다는 농담에 "제가 봐도 좀 어울렸다"고 답하며 웃어보였다.

"제가 어울리는 게 그리 많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잘 어울려서 반응이 좋았네요(웃음). 사실 스모키 화장은 좀 해보고 싶었어요. 그건 어울린다고 생각했지만 한복이나 긴 머리도 어울릴 줄은 정말 몰랐네요. 사실 그거 분장하느라 고생이 많았거든요. 손에 털을 붙이고 나면 주머니에 손도 못 넣고. 한 번 분장하면 3~4일 하고 있을 때도 있었어요."
구월령은 지리산을 지키는 수호령이자 신수. 이 심상치 않은 캐릭터는 다소 황당한 인물이 될 수도 있었다. 판타지 사극이란 유치함과 흥미로움의 균형을 지키기 힘든 장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진혁은 이에 대해 "오히려 제가 정말 연기하고 싶었던 캐릭터"라고 말했다.
 
"'구가의 서'는 분명 잘 될 거라고 생각했었고 구월령도 너무 하고 싶었어요. 드라마에 대해서 다른 걱정들은 전혀 안 했던 거 같아요. 그냥 정말 하고 싶었고 확 눈에 들어왔거든요. 신수 분장을 받아봤을 때도 색다른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이 드라마를 통해 최진혁이 받은 사랑은 단순히 높은 시청률을 넘어선 것이었다. 가수 뺨치는 노래 실력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실제로 그가 부른 OST가 음원 차트 1위에 오른 일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 뿐 아니라 그는 한동안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머무르며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처음에 OST 제안을 받았는데, 부담은 됐어요. 원곡을 부르신 더원이 정말 노래를 잘 하시는 분이잖아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죠. 노래가 너무 어렵기도 했어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자고 일어났는데 검색어가 돼 있어서 놀라기도 했죠.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또 OST를 부를 기회가 있으면 하고 싶어요."
최진혁은 원래 배우보다 가수를 준비하던 연습생이었다. 그래선지 중저음의 목소리, 가창력이 웬만한 가수 못지않아 그의 숨겨진 매력이 됐다. 최진혁이 가수가 아닌 배우의 길을 걷게 해준 이는 방송인 박경림. 그는 한 마디로 "누나 덕분에 배우가 됐다"고 표현했다.
"(박)경림이 누나가 가수보다 배우 하는 게 더 잘 어울린다고 그러셨어요. 처음에 음악을 하고 싶어 당시 누나가 있던 소속사에 들어왔죠. 그렇게 누나를 만나게 됐는데 가수보다 배우 하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것만이 아니라 누나가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잘 됐을 때 꼭 갚고 싶은 은인이에요. 누나랑 라디오 하는 중에 누나가 울기도 했잖아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고생하고 밥도 못 먹고 그렇게 지내던 걸 보셔서 그런지 많이 울컥하셨나봐요."
 
'구가의 서'에서 신우철 PD와 호흡을 맞춘 그는 공교롭게도 신우철 PD의 단짝 김은숙 작가와 SBS 새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을 함께 한다. 또한 '상속자들'의 캐스팅은 '구가의 서'로부터 비롯됐다. 우연을 가장한 인연이다.
"'구가의 서' 2부 끝나고 작가님이 연락을 하셨어요. 화요일 방송이 끝났을 때니 수요일이었네요. 방송 보고 연락하셨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김은숙 작가님 작품 정말 기대돼요"
'상속자들'에서 최진혁이 맡은 역할은 주인공 김탄(이민호 분)의 이복형이자 제국그룹의 젊고 능력있는 사장 김원으로 이른바 상위 0.1%의 재력과 훈훈한 외모, 능력을 가진 완벽남. 재벌 역할을 자주 맡는 게 아니냐는 말에 그는 "전에 정말 가난한 역도 해 봤다. 별로 인상에 남지는 않았나 보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김원이 정확히 어떤 인물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도 이야기만 들었는데, 굉장히 차가운 성격에 시크함이 있는 그런 인물이래요. 그 안에서 러브라인도 있고요."
최진혁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상속자들' 말고도 영화 스케줄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9월부터는 영화 촬영을 할 것 같아요. 간간히 화보도 찍어야 하고 정신 없을 것 같네요. 영화, 드라마는 아무래도 병행해야 할 것 같아서요. 바빠도 기분은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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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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