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자루가 누군데 박태환을 후원하는 거야?'
후원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마린보이’ 박태환이 고민을 해결했다. 수학문제 풀 듯 명쾌한 답을 제시한 사람은 바로 이러닝 전문업체인 SJR기획 우형철(49) 대표였다.
우 대표는 앞으로 1년간 박태환에게 5억 원을 지원하기로 합의하고 18일 후원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향후 계약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2년 간 10억 원의 거금을 들여 박태환을 돕겠다고 나선 것.

우형철 대표는 ‘삽자루’라는 예명으로 유명한 스타수학강사다. 서울대 자원공학과출신인 그는 1995년 남강학원을 설립하며 강사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비타에듀에 출강하기 시작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2007년에는 자신의 예명을 딴 SJR기획을 설립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법으로 유명세를 얻은 그는 한 해 소득이 40억 원에 달할 만큼 유명세를 탔다. 그의 지도법을 통해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이 ‘팬클럽’을 이룰 정도다.
하지만 우형철 대표가 왜 박태환을 후원하게 됐는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박태환의 유니폼 등에 자사광고를 하더라도 그 효과는 크지 않다. SJR기획의 주요고객은 중고등학생으로 제한되어 있어 구매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소비층이 국내에 한정된 기업특성상 박태환이 세계대회에 나가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박태환은 오는 19일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도 이미 불참을 통보한 상태다.
우형철 대표는 순수하게 박태환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 후원자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더 좋은 후원사가 나타날 경우 언제든지 후원사를 바꿀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SJR기획이 예상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1년 만에 계약이 끝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후원은 자선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태환과의 계약이 발표된 후 SJR기획과 우형철 대표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며 큰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다. 앞으로 박태환이 안정적으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희소식이다. 박태환은 18일 후원계약을 체결한 후 19일 호주로 건너가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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