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잡는 ‘하얀 거탑’, 니퍼트의 위력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7.17 21: 29

상대 피안타율 1할7푼1리. 워낙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데 기본적인 구위도 굉장히 뛰어난 만큼 특히나 젊은 타자들은 맥을 못 추며 고개를 저었다. 올 시즌 9개 구단 투수들 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2)는 말 그대로 NC 다이노스를 잡는 ‘하얀 거탑’이다.
니퍼트는 17일 잠실 NC전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3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따냈다. 4회까지 피안타 없이 노히트 피칭을 펼치는 등 발군의 활약이었다. 최고 구속 152km에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투심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신생팀 타선을 봉쇄했다.
1-0으로 앞선 2회초 이호준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첫 출루를 허용한 니퍼트. 그러나 모창민의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이어진 뒤 이호준의 귀루 실패까지 이어지며 2아웃을 잡아냈다. 3회 니퍼트는 이현곤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2연속 선두타자 볼넷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지석훈을 삼진, 김태군을 중견수 뜬공, 김종호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니퍼트는 2루를 내주지 않았다. 4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치던 니퍼트는 5회초 선두타자 모창민에게 중견수 방면 안타를 내주며 첫 피안타를 기록했으나 박정준을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또다시 손쉽게 2아웃을 잡았다.
7회초 니퍼트는 2사 후 모창민에게 좌전 안타와 2루 도루를 내준 뒤 최재원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1,2루 첫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현곤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제 임무를 마쳤다. 수비 도움도 컸으나 기본적으로 투수 본인의 구위와 위기 관리 능력 모두 뛰어났다.
특히 올해 처음 1군 무대를 밟는 신예가 대다수인 NC 타자들은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로 니퍼트를 꼽았다. 주전 유격수 노진혁은 “직구는 건드려볼 수 있겠는데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워낙 좋아 때려내기가 힘들다. 릴리스포인트도 높아서 정말 어렵다”라고 밝혔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니퍼트를 처음 상대했을 때 한 신예 타자는 ‘저 공을 내가 때려냈다니’라고 신기해 하더라”라며 신인급 타자들이 얼마나 니퍼트를 어려워했는 지 알 수 있게 했다.
2011시즌 니퍼트가 첫 한 달을 보냈을 때 국내 타자들도 그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지금은 동료인 홍성흔은 롯데 시절 “2m 짜리 오승환 같다. 공이 높게 날아드는 경우에도 막상 휘두르면 공이 돌덩이 같아서 타구가 안 뻗거나 아예 헛스윙이 되어버리더라”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3년차 하얀 거탑은 마치 훈련소 훈육 조교처럼 신생팀 타자들을 매섭게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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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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