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을 잊지 않겠다".
KIA 우완투수 윤석민이 17일 광주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 6-2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은 9번 도전끝에 첫 선발승(1구원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올들어 마음고생 끝에 가장 좋은 투구를 펼치며 승리를 따냈다는 점에서 스스로 높은 평점을 매겼다. 아울러 후반기 활약을 예고하는 투구였다.
경기후 윤석민은 활짝 웃지는 않았다. 그는 "생각보다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다. 지금까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승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빨리 내 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은 볼을 미는건지 던지는 것인지 말하기도 답답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는 어깨가 안좋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볼을 던졌지만 도무지 공을 던지는 것인지 미는 것인지 답답했다. 그러나 오늘 볼이 처음으로 손에 긁힌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투구 밸런스와 감을 유지해야 한다.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감을 찾은 계기는 지난 6일 롯데전이었다. 1회는 힘으로 던졌고 2회는 컨트롤에 신경써서 던졌다. 그러나 점수(1회 4점)를 많이 주었다. 그래서 4회부터는 생각없이 가운데만 보고 세게 던졌다. 그때부터 느낌이 왔다. 훈련(등판 준비)때는 느낌이 오지 않았는데 오늘 경기를 하면서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오랜 부진으로 인해 평범한 투수가 됐다는 말까지 나왔다는 취재진의 이야기를 듣고는 "평범한 투수라는 말에 신경쓸 나이는 지났다고 본다. 항상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만 하겠다. 이번이 성숙하는 계기로 삼겠다. 올해 못하면 앞으로 잘하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후반기 활약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지만 희망적으로 말했다. "후반기에는 무조건 자신 있다는 답은 못드린다. 그러나 오늘의 투구 감각을 잊지 않는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고 말하는 그의 어조는 차분하면서도 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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