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
넥센은 지난 17일 문학 SK전에서 9-10으로 패하며 전반기를 41승1무32패로 마쳤다. 지난해 전반기를 3위로 마쳤던 넥센은 올해 역시 창단 후 전반기 마감 최고 순위 타이를 기록하며 '가을 야구'에 대한 꿈에 조금씩 다가갔다.
넥센은 올 시즌 염경엽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한층 탄탄해진 전력을 자랑했다. 염 감독은 이례적으로 1월 스프링캠프 때부터 모든 타순과 투수 보직을 발표하며 선수들에게 확실한 역할을 정해줬다. 염 감독의 맞춤형 라인업과 맞춤형 훈련은 넥센 선수들에게 맞아 떨어지며 시범경기 2위로 시즌을 맞이했다.

개막전이었던 3월 30일. 넥센은 광주 KIA전에서 뒤집고 뒤집히는 접전 끝에 9-10 재역전패를 당하며 어렵게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점점 만만찮은 기세로 승수를 쌓아간 넥센은 4월 NC와 3대3 트레이드, LG와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와 백업 자원을 채우기도 했다.
넥센은 5월 2일 삼성과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342일 만에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넥센은 5월 한 달간 15승7패를 기록하면서 KIA와의 선두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초반에는 박병호와 강정호의 홈런 '집안 싸움'이었다면 올해 전력에 완전히 합류한 이성열이 박병호의 뒤를 받치며 대포쇼로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불안 요소는 있었다. 지난해 27승을 합작했던 외국인 좌우 원투펀치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의 부진이 심상치 않았다. 특히 나이트는 개막전서부터 흔들리며 팀에 근심을 안겼다. 아직 영글지 않은 토종 선발진과 불안한 불펜, 기복이 큰 타선도 넥센이 확 치고 나갈 수 없는 장애물이었다.
게다가 6월 악재가 연달아 터졌다. 김민우, 신현철의 음주 사고, 김병현의 퇴장, 치명적인 오심 판정 등 여러 가지 일이 일주일 내에 겹치며 급격히 위축된 넥센은 창단 최다 타이인 8연패의 늪에 빠졌다. 선수들의 이탈로 문우람이라는 대체 '원석'을 얻기는 했으나 그 하나로 만족하기에 8연패의 충격이 너무 컸다.
결국 선두에서 내려온 넥센은 마지막 SK와의 두 경기를 모두 패하며 2위 LG와 2.5경기 차로 벌어진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마지막 16일 SK전은 9-6까지 앞서다가 9-10으로 역전패한 점이 공교롭게도 3월 30일 개막전과 똑 닮아있었다. 올 후반기 첫 가을야구 도전을 위해 넥센이 풀어야 할 뒷심 문제가 드러난 전반기였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