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로드'에 담긴 홍명보의 의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7.18 06: 58

'MB로드'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목표로 잡은 홍명보호가 20일 개막하는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홍명보호는 17일부터 파주NFC(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훈련을 통해 동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첫 소집서 홍명보호는 이른바 'MB로드'를 걸었다. 지난 2001년 파주 NFC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정문부터 숙소까지 350m를 걸어갔다. 특히 넥타이까지 착용한 채 와이셔츠와 구두 등 완벽한 정장차림으로 취재진을 통과해 'MB로드'를 걸었다.

평소였다면 에이전트 혹은 본인이 직접 차량을 운전해 본관까지 도달했을 상황이었다.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별 생각 없이 입소했을 상황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홍명보 감독은 솔선수범 했다. 자신이 만들어낸 'MB로드'를 걷는 이유에 대해서 본인도 생각했다. 내가 왜 이 곳에 왔으며 어떻게 왔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의도였다. 홍 감독도 "우리 팀이 첫 만남을 가졌다. 선수들에게 부담감보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대회를 치르자고 주문했다. 선수들에게 처음부터 너무 강한 메시지를 던져준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지만 선수들의 표정에서 적당한 긴장감과 함께 간절함과 의지를 느꼈다. 출발이 좋다"고 말했다. 
 
또 홍 감독은 "첫 걸음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강력한 메세지를 전할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의 얼굴에서 그런 모습을 이미 봤다. 간절함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다행이다"고 전했다.
수장의 이야기에 선수들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의미를 깊게 생각했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어색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대표팀서 불거진 문제들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국가대표 선수가 무엇인지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첫 날 소집서 홍명보 감독은 또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첫번째가 'MB로드'를 걸어서 드러가는 것이라면 두번째는 홍명보 감독이 정한 대표팀의 갈 길을 선보였다. 바로 주장선임이었다. 홍 감독은 훈련에 앞서 가진 인터뷰서 주장 선임에 대한 질문을 받자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라"고 말했다.
훈련 직전 홍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주장을 임명했다. 하대성(서울)이었다. 선수들은 가볍게 박수를 쳤다. 홍명보 감독이 미리 발표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선수들이 가장 우선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서 최종 엔트리를 결정할때 언론에 먼저 밝혀진 뒤 어수선했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먼저 주장을 알려주면서 팀 화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만들고 있는 대표팀의 갈 길도 'MB로드'다. 큰 로드맵을 가지고 새로 시작한 홍명보 감독은 분명 그동안 보였던 대표팀을 다시 만들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해외파와 국내파간의 벌어졌던 간극을 좁히고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키우기 위해서다. 경기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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