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워크 아냐’, 핸킨스 향한 두산의 기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7.18 06: 54

“3년 전부터 도미니칸 윈터리그에서 지켜봤던 투수다. 구위가 분명 나쁘지 않았고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던 차에 마침 선수가 한국행을 원하면서 계약이 이뤄졌다”.
당장 급해서 단순히 기록만 보고 뽑아 온 투수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미 예전부터 그의 투구를 지켜봤고 기록보다 투구 내용. 그리고 한국에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열망을 확인한 만큼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선택했다며 기대했다.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인 데릭 핸킨스(28)는 팀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16일 부상과 슬럼프에 허덕였던 좌완 개릿 올슨을 웨이버공시하고 핸킨스를 새 외국인 투수로 낙점했다. 핸킨스는 200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하면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줄곧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다. 2013년 17경기에 나와 103⅔이닝을 던지며 4승4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하고 있다. 140km대 중후반의 직구를 구사하지만 대체로 싱커를 주무기로 삼는 투수인 데다 무엇보다 기본적인 제구력이 좋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고 기록만 봐서는 불안 요소도 잠재한 것이 사실이다.

그에 대해 두산 구단 관계자는 “핸킨스는 기록만으로 선택한 투수가 아니다. 이전부터 지켜보고 있었고 마침 선수도 한국행에 열망이 비추며 계약이 성사되었다”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핸킨스와 직접 접촉한 것은 지난해 말이지만 이미 이전부터 도미니칸 윈터리그에서 눈여겨 봤던 투수라는 점이다.
“3년 전부터 윈터리그에 참여했는데 대체로 계투로 나서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계투로 나설 때는 150km 가까운 스피드에 구위도 굉장히 좋았다. 큰 신장(195cm)에서 비롯된 타점도 좋고 제구력이 안정적이라 기록보다 투구 내용이 매력적이었다”. 대체로 윈터리그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의 기대주들은 선발보다 5회 이후 계투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두산이 처음 접했을 때의 핸킨스는 바로 그 모습이었다. 2010년 14승을 올린 켈빈 히메네스도 윈터리그 계투로 출장하다 두산의 러브콜을 받고 성공한 외국인 투수가 되었다.
“지난해 말 처음 만났을 때도 선수 본인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좀처럼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하다 이제는 한국에 오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하더라. 무엇보다 더스틴 니퍼트와 투구 스타일이 굉장히 흡사했다”. 203cm 장신의 니퍼트는 메이저리그에서의 경력과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따른 가능성. 높은 타점과 몸쪽 공 구사 능력으로 스카우트되었고 2시즌 반 동안 벌써 36승을 올렸다. 핸킨스는 니퍼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 두 살이 더 어리다.
“단순히 기록만 보고 데려오는 투수가 아니라 이전부터 눈여겨봤고 그만큼 한국 무대에서도 어필할 만한 점이 있다고 생각해 영입하게 되었다. 기대했던 만큼 우리 선발진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으면 한다”. 두산이 공 들여 데려온 핸킨스는 팀의 상승세에 불을 당기는 구원군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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