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다”.
전반기 프로야구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절대 강자 없이 중상위권 팀들이 촘촘히 순위표에 붙어있다. 그래서 후반기 순위표가 요동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1위 삼성과 2위 LG는 단 0.5 경기차. 2위부터 6위 롯데까지 승차도 6경기라 사정권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지난 17일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18일 현재 팀 당 70경기에서 76경기를 소화했다. 각 팀 별로 이번 시즌 프로야구 일정의 55~60%를 마쳤다.

전반기 선두는 삼성이 차지했다. 삼성은 43승 28패 2무로 1위를 찍었다. 승률(.606)에서 6할을 넘는 유일한 팀이 됐다. 그러나 2위 LG(45승 31패)에 0.5경기 차로 추격당했다. 삼성은 턱밑까지 추격당하며 간신히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와는 달리 독보적인 팀이 사라졌다.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 삼성은 2위권과 4경기 이상 차이가 두고 전반기부터 1위를 질주했다. 하지만 올해 삼성은 넥센과의 상대 전적에서 2승 6패 1무로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고 SK에도 5승 6패로 상대전적에서 밀렸다. 프로야구 한 감독은 “삼성이 예전의 강했던 삼성의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 줄곧 1위를 내달렸던 넥센은 선수단 안팎의 고비 속에 3위를 기록했다. 한 때 8연패하며 위기에 놓였지만 팀 재정비 속에 4위 두산과 한 경기 앞선 상태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시즌 내내 선발과 불펜의 붕괴로 몸살을 앓았던 두산은 타선의 고른 활약 속에 니퍼트-노경은-유희관으로 짜여진 선발이 힘을 내기 시작해 전반기 4위를 수성했다.

반면 시즌 초반 1위로 한껏 기세가 올랐던 KIA는 5위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는 4위에서 6위까지 내려갔다. 전반기 막판 막내 구단 NC에 3연패 당한 것이 결정적. LG에도 2연패 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롯데는 강팀으로 여겨지는 두산에 5승 2패 1무로 앞서있지만 NC와 5승 5패 1무로 호각지세를 보여 승수 쌓기에 발목이 잡혔다.
전반기 가장 잘 나갔던 팀은 역시 LG다. 지난해 전반기 34승 42패 2무로 7위에 머물렀던 LG는 전반기 10연속 위닝 시리즈를 거두는 등 상승세가 뜨거웠다. 패보다 승이 14경기 많다. 이런 LG도 넥센에는 상대 전적 4승 7패로 뒤져있다. NC에도 6승 5패로 간신히 앞서 있다.
전반기 프로야구는 절대강자 없이 물고물리는 접전을 보였다. 수도권의 한 감독은 “승부는 8월이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현재의 치열한 순위 경쟁도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8월이 지나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올스타 휴식기를 보내고 선수들의 떨어진 체력과 집중력을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따라 후반기 순위 대변동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재의 순위표가 후반기에 어떤 변동폭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rainshin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