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전반기를 최악의 성적으로 마쳤다.
한화는 전반기 74경기에서 22승51패1무로 승률 3할(0.301)에 겨우 턱걸이하는데 성공했다. 8위에 올라있는 신생팀 NC에도 무려 6경기 뒤진 9위. 후반기에도 좁히기가 쉽지 않은 격차. 팀 성적이 이렇게 된 마당에 눈앞의 1승이 그리 중요하지 않아졌다. 후반기 한화는 무엇을 해야 할까.
▲ 성적보다는 미래를

모 야구해설가는 "전반기 한화는 비정상적이었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며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한다. 지금 당장 1승을 올린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다. 투수들을 무리 해서 쓸 필요 없다. 무리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과감하게 리빌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적에 연연할 필요없이 미래를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전반기 한화는 마무리 송창식이 7차례 연투로 지쳤고, 선발 김혁민은 무려 4일 휴식후 5일째 등판이 7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체력적으로 충분한 여유를 주지 못했고, 그 결과도 좋지 않았다. 두 투수는 시즌을 치를수록 고전을 거듭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갔던 유창식과 안승민은 결국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전반기처럼 다소 무리한 운용을 한다면 내년과 내후년마저 기약할 수 없어진다. NC와 격차도 멀어질 대로 멀어진 만큼 오히려 젊은 선수들이 여유있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투수 조지훈·임기영·송창현·이태양, 포수 한승택, 내야수 조정원, 외야수 송주호 등 각 포지션에서 앞으로 기약할 수 있는 유망주들이 있다.
▲ 한화만의 색깔을 찾아라
한화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팀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 한 번이지만 준우승 5회와 함께 장종훈·송진우·구대성·정민철·류현진 등 프로야구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전설들을 수없이 배출했다. 한화만의 특징있는 야구스타일도 확실했다. 펜스까지 거리가 짧은 대전구장을 활용, 거포들을 앞세워 화끈한 타격의 팀으로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그러나 올해는 전반기 팀 홈런이 26개로 이 부문 최하위에 그쳤다. 팀창단 후 처음으로 홈런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대전구장 펜스를 뒤로 미루며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피홈런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피홈런도 53개로 최다 2위이지만, 3루타 허용도 21개로 최다라는 것이 문제다. 투수력은 물론 외야 수비력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그 사이 한화의 색깔도 희미해졌다. 공격도 수비도 이도 저도 아닌 야구가 되고 있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어느 쪽에 중심을 둔 기준과 컬러를 정립해야 한다. 확실한 색깔 없이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 전반기 김응룡 감독 야구 색깔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후반기에는 어느 쪽으로든 확실한 색깔을 보여야 할 것이다.
▲ 과감한 트레이드도 필요하다
한화는 전반기 내내 트레이드 소문이 가장 많은 팀이었다. 그러나 정작 이뤄진 트레이드는 한 건도 없었다. 소문만 무성할 뿐 결과물이 안 나온 것이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한화의 적극적이지 못한 움직임이 지적되기도 했다. 모 구단에서는 "한화에서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눈치 보기로 전력 보강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제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야구 정서상 메이저리그와 같이 주축 선수를 주고 유망주를 받는 건 쉽지 않다. 한화에서 내줄 만한 선수라면 이제 기둥 뿌리와 같은 선수들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프로야구에는 '외국인선수'라는 특수한 카드가 있다.
가령 데니 바티스타는 타팀에서도 탐낼만한 자원이다. 바티스타를 내줘서라도 타팀의 유망주를 확보한다면 나쁘지 않은 장사가 될 수 있다. 지난 2005년 다니엘 리오스를 두산에 넘기면서 전병두를 받은 KIA의 사례가 있다. 몇몇 팀에서 외국인 투수 트레이드가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한화에서도 전력 보강의 욕심이 있다면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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