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낯뜨거운 대화도 용서되는 여기는 ‘라디오스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7.18 08: 15

자연스럽게 얼굴이 붉어지고 자막에 온갖 빨간 표시가 붙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토크쇼.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무서운 누나들의 거침 없는 ‘19금’ 연애 지침서로 안방극장을 웃음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라디오스타’는 지난 17일 자칭 연애를 잘한다는 연상녀 김준희, 안선영, 정주리와 귀여운 연하남 박재범이 출연했다. 이른바 ‘연하남 사용설명서’ 특집이었다.
연애 연륜이라면 어디 가서 모자랄 것이 없는 연상녀들의 입담은 그야말로 메가톤급 폭탄이었다. 외간 남자 몸을 만지는 게 너무도 자연스러운 정주리가 시종일관 박재범의 몸매를 훑거나 만지고, 연하남의 끊임 없는 구애를 받는다는 안선영의 연애 잘하는 비법, 연하남들이 연상녀들에게 눈을 돌리는 시기가 있다고 주장하는 김준희의 4차원적인 입담까지 이날 ‘라디오스타’는 심야 방송과 어울릴만한 솔직한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김구라가 이런 무서운 누나들의 작업 공식에 대해 “이런 여자들을 당해낼 남자가 없을 것”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 워낙 연상녀들의 수위 높은 연애 비법들이 난무한 가운데 ‘해맑은 어린 양’ 박재범은 시종일관 얼굴이 붉어지거나 당황한 표정만 역력했다. 오죽하면 볼일이 급하다며 화장실을 가면서 말할 기회가 없는 답답한 상황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을까.
보고만 있어도 화끈 달아오를 정도의 이야기와 그런 재밌는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붉은 자막이 쏟아졌던 ‘라디오스타’. 이는 MC들과 다수의 게스트가 옥신각신하는 가운데 누구나 때론 먹잇감이 됐다가도 때론 저격수가 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소재였다. 비록 안방극장의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는 ‘속물 연상녀’를 내세웠지만 이들의 솔직한 매력과 입담만큼은 높이 살만 했다.
출연자들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거침 없는 입담도 입담이었지만 안선영에게 구애했다가 차인 남자 아이돌을 묻는 MC 규현의 집요한 질문 세례, 어느새 혼자 사는 남자의 아이콘이 된 김국진의 시종일관 낯 뜨거워 곤욕스러워하는 모습, 연상녀들의 이야기를 부추기는 윤종신의 깐족거림, 무서운 누나들과 입씨름을 할 수 있는 김구라의 내공은 그 어느 때보다 빛이 났다. 진부한 토크쇼의 범람으로 인해 토크쇼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가운데 ‘라디오스타’만의 개성 강한 출연자 활용법은 매번 안방극장을 웃음 짓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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