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은 더욱 굳건해졌다. KBS 2TV 수목 드라마 '칼과 꽃' 5회에서는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엄태웅과 김옥빈의 절절한 사랑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7일 방송된 '칼과 꽃'에서는 연개소문(최민수 분)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첩자로 몰려 교수형에 처해진 연충(엄태웅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연충은 장(온주완 분)이 준 독초를 먹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이를 알지 못했던 무영(김옥빈 분)은 오열했다. 무영은 첫 눈에 반했던 연충을 향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던 사랑스럽고 적극적이었던 공주로, 하루 아침에 그를 잃게 되자 힘들어하면서도 장례식에 찾아가 증오하는 연개소문 앞에 서는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무영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던 연충 또한 교수대에 매달려 죽어가면서 자신을 위해 흘리는 무영의 눈물을 보고 크게 흔들렸다. 이에 연충은 깨어나서는 진심으로 무영을 걱정하는 모습으로 이들의 사랑이 죽음이라는 커다란 장애물로 인해 더욱 공고해 진 것을 알게 했다.
연충은 결국 살아있다는 것을 알리면 연씨 가문과 연을 끊어야 한다는 연개소문의 말에도 슬픔에 잠긴 무영을 위로하기 위해 동곳을 건네고 홀연히 사라지거나 무영이 자신에 냈던 수수께끼의 답 '사모할 연'을 써놓는 모습을 보이며,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이들의 사랑의 깊이를 알게 했다.
특히 5회 분량 동안 이러한 연충과 무영의 사랑을 더욱 진중하게 표현해 낸 엄태웅과 김옥빈은 뱉으면 사라지는 수많은 말보다 깊고 뜨거운 눈빛으로 그 감정을 오롯이 안방극장에 전달했다. 연충과 무영의 관계가 칼로도 쉽게 끊어낼 수 없는 깊은 인연임을 시청자에 설명한 '칼과 꽃'은 본격적으로 전개될 연개소문의 쿠데타로 인한 무영의 증오 속에서 크게 흔들리며 아파할 비극적 사랑의 서막을 알렸다.
jykw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