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잔혹한 ‘여왕의 교실’, 그래도 희망을 보는 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7.18 08: 32

산 넘어 산이라고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갈등은 끊이지 않나보다.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이 이번에는 지금껏 등장했던 그 어떤 학생보다 교활한 문제아를 내세웠다. 문제아의 교활한 술수는 보고만 있어도 분노가 들끓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받은 상처가 있다. 문제아를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는 곳, 고현정이 이끄는 ‘여왕의 교실’은 잔혹하지만 따뜻한 교실이다.
‘여왕의 교실’은 지난 17일 방송된 11회에서 마여진(고현정 분)에게 맞서서 똘똘 뭉친 6학년 3반 학생들이 다시 한번 전학생 김도진(강찬희 분)으로 인해 반목이 발생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도진은 교내 따돌림을 조장하고, 반장의 특권을 내세워 자신과 친한 친구들의 청소를 제외시켰다. 또한 공부 잘하는 학생을 협박해 숙제를 대신하게 하고 여진의 눈을 피해(물론 피하지 못했지만) 거짓말을 반복했다. 급기야 심하나(김향기 분)를 좋아하는 오동구(천보근 분)에게 하나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내뱉어 폭력을 행사하게 만들었다.

진짜 못된 구석이 많은 도진의 행동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동시에 도진을 교묘한 술수나 쓰게 만든 어른들의 이기심이 포착됐다. 도진은 입양된 가정에서 파양되는 아픔을 무려 5번이나 겪으면서 영특함을 넘어 독기만 남았다. 모든 진실을 알고 도진의 행동을 살피던 여진은 양교사(최윤영 분)가 도진이 입양 가정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교사로서 교육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자 일침을 가했다.
입양이나 결손가정의 아이가 그릇된 길을 간다는 편견은 교사로서 학생들을 옳은 길로 인도할 수 없다는 책임 회피라는 여진의 지적은 안방극장의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그동안 학생들의 경쟁을 부추기고 반목을 조장했던 여진의 행동으로 인해 6학년 3반 학생들은 우정과 협동을 배웠다. 물론 아직 어린 학생들이기에 이 같은 화목한 분위기는 도진의 등장으로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이마저도 여진은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면서 다시 한번 채찍질을 하며 성장의 길로 인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여왕의 교실’을 본 시청자들이라면 제 아무리 불한당 같은 도진이라고 해도 여진이 이끄는 교실에서는 반성하고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영악한 거짓말로 하나를 위기에 빠뜨렸던 고나리(이영유 분) 역시 여진의 독한 교육과 하나의 따스함이 넘치는 기다림으로 달라지지 않았던가.
‘여왕의 교실’ 속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경쟁에 내몰려 이기심이 넘치고, 누구한테 배웠기에 저렇게 못된 말들을 내뱉을 수 있을까 경악할 정도로 엇나간 이들이 눈에 띈다. 이 드라마가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잔혹동화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여진이라는 학생들을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고 끝까지 챙기려는 책임감 넘치는 교사가 있기에 ‘여왕의 교실’이 결국엔 희망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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