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 구단 체제에 따른 일정 변수, 과연 얼마나 작용했을까.
2013 프로야구가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시즌 전 올 시즌 판도를 좌우할 변수 중 하나가 바로 9개 홀수 구단 체제에 따른 일정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NC의 1군 데뷔에 따라 9구단 체제가 돼 일정상 반드시 1개팀이 쉬어야 하는 일정상 불합리함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휴식을 취한 팀, 휴식을 앞둔 팀과 대결이 같은 조건에서 맞붙는 것보다 객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휴식을 취한 팀들은 에이스급 선발투수를 집중 투입할 수 있고, 휴식을 앞둔 팀들은 투수들을 총동원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일정 발표에 롯데가 이의를 제기, 일정이 전면 재편성되는 홍역을 앓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 홀수 구단 체제 일정 변수는 얼마나 크게 작용했을까.

먼저 전체 9개팀의 휴식을 취한 팀과 시리즈에서 성적은 32승31패4무로 승률이 5할을 조금 넘는다. 에이스급 투수들과 맞붙는다고 해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휴식을 앞둔 팀과 시리즈에서 성적은 31승47패2무로 승률이 3할9푼7리로 4할이 안 된다. 휴식을 앞둔 팀들은 선발투수를 구원으로 돌려 쓸 수 있는 이점을 잘 활용했다.
하지만 9개팀 중 대다수 팀들이 일정의 불리함을 잘 극복해냈다. 전반기를 1위 삼성에 반경기 뒤진 2위로 마친 LG는 휴식 후 팀과 시리즈에서 7승2패로 우위 점했고, 휴식 전 팀과 시리즈에서도 3승3패로 반타작했다. 휴식 전후팀들과 시리즈에서 10승5패로 승률이 6할6푼7리로 가장 높다. LG가 잘 나가는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기록이다.
KIA와 롯데도 일정의 불리함을 잘 극복한 팀들이다. KIA는 휴식 후 팀과 대결에서 5승4패를 거뒀고, 휴식 전 팀에도 4승1패로 호성적을 냈다. 휴식 전후팀에 9승5패 승률 6할4푼3리. 롯데는 휴식 전 팀에 3승8패1무로 고전했지만, 휴식 후 팀에 8전 전승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11승8패1무 승률 5할7푼9리로 잘 싸웠다.
두산은 휴식 후 팀에 5승2패, 휴식 전 팀에 7승8패를 거두며 승률 12승10패2무 5할4푼5리로 선방했다. SK도 휴식 후 팀에 7승3패1무, 휴식 전 팀에 3승6패로 10승9패1무 승률 5할2푼6리. 넥센 역시 휴식 후 팀에 5승4패, 휴식 전 팀에 2승3패로 7승7패 5할 승률을 올렸다. 9개팀 중 6팀이 휴식 전후팀에 승률 5할 이상이었다.
신생팀 NC도 휴식 후 팀에 4승6패1무, 휴식 전 팀에 6승8패로 10승14패1무 승률 4할1푼7리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즌 팀 승률(0.384)보다 높은 기록이다. 1위 삼성이 의외로 휴식 후 팀에 4승6패, 휴식 전 팀에 2승2패로 휴식 전후팀들과 시리즈에서 6승8패 승률 4할2푼9리로 고전했다는 것이 특이사항일 뿐 대부분 팀이 좋았다.
다만 예외가 있으니 바로 최하위 한화였다. 한화는 휴식 후 팀에 4승4패로 반타작했지만, 휴식 전 팀에 1승8패1무로 맥을 못 췄다. 휴식 전후 팀과 시리즈에서 5승12패1무로 승률 2할9푼4리인데 시즌 팀 승률(0.301)보다 떨어지는 기록이다. 김응룡 감독은 "홀수 구단 체제는 우리 같은 팀에 더 불리하다"고 했는데 그 말대로 한화가 독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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