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응룡(72) 감독이 결국 칼을 빼들었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코칭스태프 보직 교체를 결정했다.
한화는 18일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보직 이동을 알렸다. 1군에 있던 송진우 투수코치, 김종모 타격코치, 오대석 수비코치, 조경택 배터리코치가 2군 퓨처스팀으로 내려갔다. 그 대신 퓨처스팀에서 정민철 투수코치, 장종훈 타격코치, 강석천 수비코치, 전종화 배터리코치가 1군으로 올라왔다. 무려 4명의 자리가 바뀌었다. 시즌 중 쉽게 보기 어려운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개편이다.
모든 건 김응룡 감독의 결정이었다. 한화는 전반기 74경기에서 22승51패1무 승률 3할1리로 8위 신생팀 NC에도 무려 6경기가 뒤진 9위로 최하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침체된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라면 변화가 필요했고, 김응룡 감독도 고심 끝에 4명의 주요 보직 코치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팀이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자극을 줄 수 있는 변화가 필요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김성한) 수석코치를 통해 감독님이 통보하셨다. 그동안 고심을 많이 하셨고, 오늘 결정을 내리셨다"고 전했다. 거듭된 팀 성적 부진 속에 김 감독도 타이밍을 잡고 있었고, 전반기 종료와 후반기 시작에 맞춰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했다.
이미 김 감독은 이번주부터 1루 베이스코치를 맡았던 이종범 주루코치를 3루 베이스코치로 이동시키며 작전권까지 부여, 변화를 예고했다. 최근부터 코칭스태프 보직 교체 이야기가 나돌았지만, 이렇게 김 감독이 주요 보직 코치를 모두 바꿀 줄은 예상치 못한 일이다.
그러나 김 감독도 마음이 편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김성한 수석코치를 통해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결정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김종모 코치 등 본인이 직접 데려온 코치들을 내리게 돼 가슴 아파하시지만 여러가지로 생각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종모 타격코치와 오대석 수비코치는 김응룡 감독의 한화 부임과 함께 부름을 받았으나 성적 부진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2군행이 불가피했다.
이번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의 특징은 이글스 출신 프랜차이즈들의 1군 복귀다. 송진우·조경택 코치가 내려갔지만, 정민철·장종훈·강석천 코치가 한꺼번에 올라오며 기존의 한화 분위기를 찾을 수 있게 됐다. 김응룡 감독이 고심 끝에 내린 코칭스태프 교체 결정이 후반기 한화의 새로운 반전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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