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예능의 상관관계는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겠지만, 확실히 득이 된 사례가 요즘 발견되고 있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이다.
박형식은 지난달 9일부터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에 합류해 주가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원래 팬들은 그의 새로운 모습에 더욱 열광하고 있고, 그를 모르던 시청자들에게는 톡톡히 눈도장을 찍고 있는 중이다.
박형식은 이 '여자들이 좋아하는 독특한 군대 예능'에서 묘하게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보호 본능을 유발하는 모습에서부터 상남자의 모습까지 다방면의 이미지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가 신병 동기인 배우 장혁을 만나 공손하게 두 손을 모은 채 "잘 부탁드린다"며 바들바들 떨던 모습은 앞으로 펼쳐질 그의 활약에 호기심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곱상한 얼굴 만큼 군대라는 곳은 그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난생 처음 대보는 관등성명에 쩔쩔매는가 하면 훈련을 받기 전 본의 아니게 대형의 기준이 됐다 전우들에게 단체 기합을 선물하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도 공손히 가슴에 오른손을 가져다 대며 잘못된 예를 보여줬다.
시종일관 허둥지둥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낸 것. 하지만 이런 모습이 제작진과 시청자들이 바라는 바다. 유약해 보이고 귀여운 미소년이 멋진 상남자로 변화하는 모습. 아이돌이 예능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드라마틱한 성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박형식이 강철사단 해룡연대 유격대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늠름한 병사로 변모한 모습에서는 짠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식사 시간만 되면 저돌적으로 변신해 웃음을 안기고, 군에서 마주하는 모든 게 낯설테지만 온 몸을 굴리며 적응해가는 박형식은 이 정직한 '몸의 예능'을 통해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연예계 엄친아란 수식어를 한꺼풀 벗겨내게 됐다. 대신 이제 '구멍 병사' '아기 병사'라는 독특한 별명을 갖게 됐다.
그는 이제 애교있는 행동으로 선임들의 예쁨까지 받는다. 최근 방송에서 서경석은 "이제는 자기 앞가림을 할 뿐 아니라 제 어깨를 주물러줬다"며 힘든 상황에서 자신을 도와준 박형식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박형식은 2AM 조권이나 제국의 아이돌 광희와는 또 다른 종류의 새로운 예능돌이다.
더불어 '진짜 사나이'는 영양가 없는 아이돌 신변잡기, 혹은 구색맞추기로 아이돌을 끼워넣은 예능이 아닌 아이돌이기에 더 효과를 낼 수 있는 예능이라는 평이다. 군대와 남자 아이돌은 밀접한 연관이 있기도 하다.
이는 물론 '진짜 사나이'의 인기 덕에 기본적으로 가능한 것이긴 하다. 이 프로그램은 '아빠 어디가'와 함께 지난 몇 년동안 날개 없이 추락했던 MBC 일요일 예능 '일요일 일요일밤'의 부활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구세주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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