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빅' 장도연 "알고 보면 천상여자랍니다" [인터뷰]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7.18 17: 03

장도연은 대표적 미녀 개그우먼 중 하나다. 모델 같은 키와 세련된 외모를 겸비한 그이지만 엽기적인 표정과 능청스런 개그를 늘어놓을 때 장도연은 완벽히 다른 사람이 된다. 그리고 장도연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또 한 번의 반전을 경험할 수 있다. 개그우먼이 아닌 인간 장도연은 책 읽기를 좋아하고 홀로 등산하기가 취미인 천상 여자였다.
그래도 단 한가지 변함없는 사실은 장도연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이 주변 분위기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웃겼냐는 물음에 그는 "그냥 소소하게 짝궁 웃겨주는 그런 애"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남들은 웃기다고 하더라고요. 왜 학교 다닐 때 반마다 그런 애 있잖아요. 장기자랑이나 그런 걸 나가서 막 튀는 행동을 하는 애는 아니지만 조곤조곤 할 말 하면서 웃긴 얘들요. 처음부터 개그우먼이 꿈은 아니었어요. 그냥 우연이었죠. 대학교 3학년 때 어떤 기업에서 주최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엠넷에서 있었는데 그거 지원하려고 엠넷 홈페이지를 들어갔어요. 근데 상금 300만원이 걸려있는 토크 프로그램 배너가 눈에 띄더라고요. '그냥 한 번 해 봐?'했는데 이렇게 됐네요."

역시 장도연을 대표하는 건 모델 뺨치는 키와 몸매일 것이다. 당장 런웨이에 서도 무방할 법한 그에게 큰 키를 가지고 왜 하필 개그우먼을 택했냐고 물었다. 그러자 돌아오는 답은 "개그맨들 중에 키가 작은 사람이 많은데, 저랑 있으면 시너지가 생긴다"는 지극히 개그우먼스러운 것이었다.
 
"사실 KBS 개그맨 후배들 뽑을 때마다 밥그릇 뺏길까봐 자세히 봐요. 혹시 키 큰 사람 있나, 겹치는 사람이 있나 하고요. 예민하죠(웃음)."
장도연의 이런 신체적 특징이 특히나 빛을 발한 사례는 바로 지난해 방송됐던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4S'였다.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4'가 방송 되기 전 특별히 제작됐던 이 프로그램은 아이폰을 떠올리게 하는 '4S'라는 시즌명이 붙은만큼 기발하고 독특한 웃음으로 네티즌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렀다. 장도연을 비롯해 개그우먼 박나래, 허안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아마추어 디자이너로 변신, 패션에 대한 자신들만의 세계를 드러냈다.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4S'는 찍을 때도 정말 웃겼어요. 흔히 말해서 정신 나간 얘들 세 명이서 하는 건데, 촬영할 때도, 하고 나서도 좋았거든요. 그 때 만난 디자이너 분들하고는 지금도 연락해요. 이따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할 때 다시 나와달라고 하셨는데 연락이 없으시네요(웃음)."
그는 모델 해도 되겠다는 말에는 고개를 저으며 "모델 사이에 있으면 완전 별로"라는 말로 자신을 낮췄다. 실제로 한 명품 브랜드 패션쇼에 선 경험이 있는 장도연은 그 때의 일을 떠올리며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며 뿌듯해하기도 했다.
"모델 하라는 말을 많이 듣기는 했어요. 근데 개그우먼들 사이에 있을 때 저랑 모델 사이에 있을 때 저는 달라요. 체격부터가 다르잖아요. 그래도 런웨이에는 꽤 많이 서 본 편인데, 아무래도 개그 쪽 아닌 다른 분야의 일이니까 좋았죠. 에트로는 그래도 이름 있는 브랜든데 저희가 패션쇼에서 너무 웃긴 걸로 나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뭐 앞으로도 누가 되지 않을 정도로는 그런 일에 종종 참여하고 싶어요."
 
장도연은 앞에서 언급했 듯, 기자의 질문에 조곤조곤 답했다. 사이사이에 위트 있는 멘트도 놓치지 않았지만, 대체로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방송처럼 괄괄하지는 않아요. 책도 많이 읽는 걸요? 뭐, 다독하진 않지만 조금씩 읽어요. 주로 화장실갈 때? (웃음) 혼자 산에 가는 것도 굉장히 좋아해요. 제 생활습관을 다른 개그맨들은 잘 이해 못 하죠."
장도연은 엠넷 '톡킹 18금'을 통해 연예계에 발을 들였고, KBS 공채 개그맨으로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 현재는 tvN '코미디 빅리그'를 통해 개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송국에서 다양한 개그맨들과 호흡을 맞춘 그는 "개그맨들끼리는 뭘 해도 재밌다"며 깨알 같은 에피소드들을 전했다.
"개그맨들끼리 있으면 하다 못해 장례식을 가도 웃겨요. 웃어서 안 될 상황이긴 해도 그렇죠(웃음). 언젠가 양상국 오빠랑 같이 장례식을 갔었는데, 오빠가 양말을 안 신고 왔더라고요. 그래서 편의점에서 급하게 검은 양말을 샀죠. 근데 막상 장례식장에 도착하고 보니 양말이 아니라 스타킹을 샀더라고요. 그걸 봤는데 너무 웃긴 거죠. 절 할 때마다 스타킹 사이에 살이 보여서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마지막으로 장도연에게 요즘 대세인 19금 개그에 도전해 볼 생각은 없냐 물었다. 그러자 의외로 자신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장도연은 의외로 참한(?) 미녀 개그우먼이었다.
"요즘 더 독한 게 나오고 있잖아요. 'SNL'같은 것도 있고. 대신 17금 개그 정도는 자신 있어요."
mewolong@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