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청자에 가장 다양하게 회자되며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tvN '꽃보다 할배'가 상위권에 들 것이다. 특히 여행을 콘셉트로 한 이들 프로그램은 각각 아이와 할배를 내세워 같은 듯 다른 느낌으로 시청자를 공략하고 있다.
아빠, 친구와 함께 하는 1박2일 여행을 통해 순수한 아이들의 진짜 웃음을 안방극장에 전달, 조미료 없는 담백한 모습으로 힐링을 선사하고 있는 '아빠 어디가'는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을 기본으로 아이들의 예측할 수 없는 돌발 행동, 어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깊고 여린 마음 등에서 감동을 선사한다.
또 손자와 손녀들의 재롱을 보듯 주말 저녁 시간대 아이들의 경쾌한 웃음소리와 놀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들의 키와 함께 아빠들의 성숙해지는 모습에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등 다양한 시청 포인트를 제공한다.

반면 '꽃보다 할배'는 부모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짠한 감성이 진하게 담겼다. 여기저기 몸이 아픈 할배들이 외국에서 관광을 하며 하나라도 더 보고 배우려는 모습은 미래의 자신의 모습까지 연결되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또 몸이 아파 쉬고싶어 일행과 마찰을 빚는 할배의 모습은 리얼한 재미를 선사하다가도 시청자에 "내 부모도 더 늦기 전에 여행을 보내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효도 프로그램의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게다가 H4 할배들이 TV 속 가부장적인 아빠와 할아버지의 역할을 벗어던지고 생애 최초 리얼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만큼 자신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의외의 귀염성과 적극성을 내보이고 있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는 평이다.
'힐링'으로 포장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니 실상은 폭로 혹은 막장인 프로그램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아빠 어디가'와 '꽃보다 할배'는 단연 돋보인다. 속도전과 폭로전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도 '진심은 통한다'는 명제가 또 한번 증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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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