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홈런 쳤을 때는 옛날 생각도 나더라."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승엽이 처음으로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소감을 전했다.
이승엽은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3 올스타전 G마켓 홈런 레이스' 결승전에서 나지완을 6-2로 꺾고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홈런레이스 결승전은 아웃카운트 10개 내에서 많은 홈런을 치는 선수가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나지완이 먼저 타석에 들어섰다. 나지완은 아웃카운트 3개 이후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짜리 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나지완은 더 이상 홈런을 쏘아 올리지 못했다.
이승엽이 반격에 나섰다. 이승엽은 초반 타격감을 잡지 못해 고전했지만 아웃카운트 4개 이후 비거리 130m의 대형 우월 홈런을 작렬시켰다. 이승엽은 또 다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잇따라 이승엽은 135m 장외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은 우월 홈런 3방을 보태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결국 이승엽이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이승엽은 홈런레이스뿐만 아니라 비거리 부문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비거리 부문 2위는 나지완이 차지했다.
우승을 확정지은 후 이승엽은 "기분 좋다. (박)병호가 홈런왕이고 예선 때 병호가 치는 거 보니까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더라. 병호가 홈런왕이 될 줄 알았다"면서 "어제 연습하면서 (진)갑용이형이 '한 번 던져줄까?'해서 내가 해달라고 했다. 지금까지의 홈런 레이스 중 오늘 친 공이 가장 좋았다. 일단 타자의 타이밍에 잘 맞게 던져줬다"고 선배 진갑용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이승엽은 "장외 홈런치니까 옛날 생각도 많이 나더라. 왜 그렇게 크게 나갔는지는 모르겠다"고 웃으며 "우승을 마음먹고 나오지는 않았다. 며칠전에 손가락이 아파서 팀에 안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포항에서 하니까 안 된다고 하시더라. 1라운드에서 탈락할 줄 알았는데 우승했다"고 웃었다.
또한 이승엽은 "아들이 있다보니까 책임감을 느꼈다. 망신을 당하면 안 되니까. 일본에 있을 때 아들이 '왜 1군은 경기하는데 2군은 안 하냐'는 말에 자괴감을 느꼈다. 아들에게 올스타전을 경험시켜주고 싶었고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 내일 모두 아들에게 굉장히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아들 은혁군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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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