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해투’ 여심을 축구 얘기에 빠뜨린 이 상남자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7.19 07: 31

여자들이 싫어한다는 축구 얘기. 기대 안했는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 전 국가대표 유상철과 이운재가 경기와 선수들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축구에 대해 몰랐던 정보를 쏟아내며 앞으로 축구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리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는 ‘보양식 특집’으로 유상철, 이운재, 축구해설가 한준희, 개그콘서트 축구단 FC개발에서 맹활약 중인 양상국, 김지호가 출연했다.
방송 초반에 이들이 꺼낸 축구 얘기는 크게 흥미를 유발하지 않았다. 양상국과 김지호가 ‘개발’이라는 축구단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과 승부차기 할 때 크게 부담된다는 얘기는 그리 놀라울만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유상철과 이운재는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경기 당시의 심경을 거침없이 얘기해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았던 축구얘기에 몰입하게 했다. 유상철은 보통 선수들이 승부차기에서 느끼는 부담감 외에도 2002년 월드컵을 언급하며 “승부차기에서 빠져서 좋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유상철은 “스페이전 후반전에 교체 돼서 경기에서 빠졌다. 끝까지 뛰었으면 승부차기를 했을 수도 있다. 못 넣으면 큰일 나지 않냐”며 “그런데 승부차기에 빠져서 좋았다. 승부차기에서 공을 못 넣으면 역적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빠져서 기뻤다”고 그때의 심경을 고백했다.
그리고 한준희 해설가가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 아시아에 배당된 월드컵 티켓수가 적던 시절 승부차기와 패널티킥을 잘못한 선수가 이민까지 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또한 경기에서 웃거나 선수들을 격려하는 멋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는 게 사실은 선수들의 계산에서 나오는 행동이라는 것도 밝혔다. 유상철은 “신인 때는 잘 모르는데 경기를 많이 뛰다보면 슈팅 후 카메라가 선수를 원샷으로 잡는 공식을 알기 때문에 표정관리를 한다”며 “골 넣고 세리머니를 할 때 잘못하면 카메라에 등만 잡힌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골을 넣고 카메라 반대방향으로 뛰어가면서 세리머니를 하다가 다시 카메라 쪽으로 돌아서 뛰어가는 걸 볼 수 있다”고 선수들이 골을 넣은 짧은 순간에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는 걸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운재는 가끔 선수들이 욕설을 하는 게 카메라에 잡히는 것에 대해 “공을 허용할 때나 수비지적할 때 욕이 나온다”며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는 항상 골키퍼를 원샷으로 잡기 때문에 한 템포 쉰다. 한 박자 쉬면서 선수들에게 ‘괜찮아. 괜찮아’라고 하지만 카메라 지나가고 나면 욕한다”고 말해 출연진을 폭소케 했다.
이뿐 아니라 유상철과 이운재는 자신의 흑역사를 인정, 속상해 하며 해명했다. 결정적인 골찬스 때마다 골대 밖으로 공을 차서 ‘홈런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유상철은 “내가 여러 포지션이다 보니까 공격찬스에 힘이 들어가서 그랬다”고, 체중 때문에 오해를 받은 이운재는 “많이 안 먹는데 선수생활 할 때 많이 지적받았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운재는 평범해 보이는 선수들의 유니폼의 새로운 사실도 공개했다. 이운재는 “유니폼 마크 밑에 그날 경기 날짜와 경기 이름이 각인돼 있다”며 “그 경기 아니면 못 입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운재가 K리그 경기에서 이뤄진 승부차기에서 상대팀 선수의 공을 막고 메롱을 한 것과 유상철 선수가 2002년 월드컵 스페인전 당시 피구 선수에게 유니폼 교환을 두 번이나 거절당한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1년 정도 남은 가운데 예능프로그램 출연해 축구 일화를 공개한 유상철과 이운재, 한준희 축구해설위원. 이들 덕분에 시청자들이 브라질 월드컵을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 기대된다.
kangsj@osen.co.kr
KBS 2TV ‘해피투게더3’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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