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결산] 최고 활약 펼친 각 구단 MVP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7.19 05: 55

처음으로 9구단 체제로 진행된 2013시즌도 어느덧 반환점을 넘어 올스타브레이크까지 왔다. 삼성과 LG의 0.5경기차 선두 경쟁, 3위 넥센부터 6위 롯데까지 3.5경기 차에 불과한 4강 경쟁 등 어느 해보다 치열한 페넌트레이스가 펼쳐지는 중이다. 다가올 올스타전과 후반기 레이스에 앞서 전반기 각자의 팀을 이끈 MVP를 짚어본다.
▲ 삼성 최형우 73경기 타율 3할4리 16홈런 52타점 OPS .885
리그 최고 타자로 올라섰던 2011시즌의 맹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그리고 2012시즌의 하락 또한 일시적인 현상임을 증명했다. 타율 홈런 타점 OPS 등 주요 공격 부문에서 모두 리그 상위 1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매달 두 자릿수 타점을 생산, 전반기 삼성 선두 질주에 가속 페달이 됐다. 수비에선 때때로 1루수까지 소화, 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최형우는 2년 전 아쉽게 MVP를 놓친 경험이 있다. 올 시즌은 이대로라면 당시 MVP를 수상한 윤석민처럼 트리플크라운 투수는 나오기 힘들다. 최형우가 시즌 끝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MVP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

▲ LG 이병규 46경기 타율 3할9푼1리 4홈런 44타점 OPS.962
LG를 전반기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프로 입단 17년차에 다시 한 번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합류가 늦었으나 LG는 이병규가 엔트리에 등록된 5월 7일부터 32승 17패로 가장 무서운 팀이 됐다. 스트라이크존 안팎의 모든 공을 쳐내는 컨택 능력으로 득점권 타율이 무려 4할6푼4리에 육박한다. 득점권 주자가 있을 때 이병규와 상대하는 투수는 진지하게 고의4구를 생각해봐야 한다.  덕아웃 안에서도 이병규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선수단에 “올해는 무조건 4강 간다”며 긍정마인드를 전파했다. 시즌 중에는 경기에 앞서 “부담 없이 3시간만 즐기자”는 자세로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무거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있다.
▲ 넥센 박병호 74경기 타율 3할3푼2리 19홈런 65타점 OPS .997
지금 당장 시즌이 종료된다면, MVP에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다. 현재 박병호는 MVP 2연패와 팀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모두 달성할 기세다. 4월까지는 조용했으나 5월부터 배트가 폭발, 매월 홈런 5개 이상을 터뜨리며 홈런과 타점 부문 정상에 올랐다. 박병호의 전성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이다. 올해 처음으로 올스타가 됐고 지금 이 페이스라면 향후 국가대표 1루수도 그의 자리가 될 수 있다. 넥센은 물론 한국야구의 미래를 열어갈 파워히터 박병호가 2010시즌 이대호 이후 첫 40홈런 타자가 될지 지켜볼 부분이다.
▲ 두산 더스틴 니퍼트 16경기 106이닝 10승 4패 평균자책점 3.40 WHIP 1.17
2011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니퍼트 만큼 꾸준한 외국인 투수는 없다. 전반기에 이미 10승을 올리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달성한 니퍼트는 두산 마운드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5이닝 이하를 투구한 경우는 전무, 5월 두산 마운드가 붕괴된 상황에서도 니퍼트만은 꾸준히 이닝을 소화했다. 원인은 성실함. 두산 선수들 모두 니퍼트의 준비성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큼 철저하게 선발 등판에 대비한다. 휴식일이나 이동일에도 자신 만의 루틴을 지키기 위해 정해진 운동량을 소화한다. 심지어 비오는 날에도 하체 훈련을 위해 잠실구장 관중석을 오르내린다. 지난해 다소 하락했던 구위도 2011시즌의 모습을 되찾았다는 평가. 단순한 외국인투수가 아닌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되고 있다.
▲ KIA 나지완 68경기 타율 3할3리 13홈런 57타점 OPS .945
KIA 타선의 중심에는 나지완이 있다. 나지완은 올 시즌 팀의 부동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하며 타격 주요부문 15위 안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는 중이다. 시즌 전에는 이용규-김주찬의 테이블 세터와 이범호-최희섭-김상현의 ‘LCK’ 클린업트리오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지만 시범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자리를 차지했다. 타고난 파워에 경험을 통해 얻은 선구안으로 해결사 본능을 발휘한다. 이대로라면 강타자의 상징인 시즌 100타점도 가능한 상황. 오는 19일에는 선동렬 감독의 추천으로 커리어 첫 올스타전 출장의 기쁨까지 누리게 됐다.
▲ 롯데 김성배 36경기 36⅔이닝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70
2차 드래프트 신화는 멈추지 않는다. 지난해 롯데 불펜진의 기둥으로 자리, 포스트시즌에서 철벽투를 펼쳤던 김성배는 올 시즌 한 단계 더 진화하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가 됐다. 시즌 도중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바꿨음에도 19세이브로 리그 4위, 롯데 김시진 감독이 직접 전반기 MVP로 김성배를 지목할 정도로 빼어난 활약이다. 19개의 세이브 중 5개가 터프 세이브로 팀이 필요로 하면 1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1할9푼4리, 경기당 볼넷은 1.72개에 불과할 만큼 안정적으로 상대 타선을 처리한다. 주축 선수 이탈로 인한 공격력 저하에도 롯데가 4강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은 김성배를 바탕으로한 마운드의 힘 때문이다.
 
▲ SK 최정 71경기 3할3푼5리 18홈런 54타점 OPS 1.064
한계를 가늠할 수 없는 성장세다. 매년 더 완벽해지고 있다. 그러면서 어느덧 부동의 리그 최고 3루수가 됐다. 공수주 모두에서 못하는 게 없는 최정은 올 시즌 초특급 내야수에 새로운 이정표를 찍는 중이다. 전반기 타율 1위, OPS 1위를 기록했고 도루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도 리그 20위 안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지금 페이스라면 2년 연속 20-20도 충분히 가능하다. 올 시즌 SK는 지난 6년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반기를 마친 상황에서 순위도 7위에 불과하다. 부상과 이탈로 선수층도 얕아졌다. 그래도 SK는 최정이 있기에 기적을 기대한다.
▲ NC 이재학 15경기 77⅓이닝 5승 3패 평균자책점 3.14 WHIP 1.27
초대 에이스로서 부족함이 없는 활약이다.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두산 유희관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만큼 전반기 이재학의 투구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15승 2패 평균자책점 1.55로 퓨처스리그를 지배했던 경험을 살려 이제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사이드암투수가 됐다. 창단 첫 승 당시 승리투수가 되며 NC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마구 수준의 체인지업으로 경기당 탈삼진 8.15를 찍고 있고 경기당 볼넷 2.33개로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한다. 비록 중간에 불펜으로 나와 부진했던 게 옥에 티지만 이재학은 이에 대해 “좋은 공부가 됐다”고 했다. 후반기에도 이재학은 NC의 유쾌한 반전을 이끌 것이다.
▲ 한화 송창식 34경기 45⅔이닝 2승 5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94
처참한 한화 마운드에 한 줄기 빛을 비추고 있다. 그가 등판할 때마다 호투에 대한 기대감과 혹사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지만, 그저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는 없어도 절묘한 코너워크와 고도의 집중력으로 언제든 팀을 구원한다. 수비 에러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연투에도 페이스를 유지한다. 송창식은 프로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장한다. 송창식의 활약이 한화의 비상으로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기록 이상의 희망을 선사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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