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강한’ 유희관, 전반기 각인한 이름 석 자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07.19 07: 28

두산 베어스 왼손 투수 유희관(27)은 전반기 프로야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느림의 미학’으로 프로야구 타자들을 압도했다. 130km 안팎의 직구를 가졌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제구와 좌우 로케이션을 선보였다.
유희관은 평균자책점 2.33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성적으로 봤을 때 NC 다이노스 오른손 투수 이재학(5승 3패 평균자책점 3.14)보다 뛰어나다. 후반기에 중고 신인 유희관이 펼칠 활약에 따라 신인왕 판도도 달라진다. 유희관의 호투에 소속팀 감독뿐만 아니라 다른 팀 감독들도 칭찬했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은 “(유)희관이가 예전에는 제구가 좋았으면서도 공이 높고 가운데 몰려 실투가 많았다”며 “그런데 최근 경기를 보면 그런 실투가 많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희관이 스스로 어떤 노하우를 터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나는 예전에 투수 시절 처음에 실투가 잦다 보니까 경기에 나갈 때 실투의 개수를 의식하면서 던졌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김경문 NC 감독도 신인왕을 두고 NC 이재학, 나성범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희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야구가 꼭 스피드로 이기는 게 아니다”며 “유희관의 공은 낮게 오고 요소요소 변화가 있어서 공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제구력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유희관 자신은 신인왕에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두고 “메뚜기도 한 철”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겸손하지만 넉넉한 여유를 가지고 있는 유희관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 100개 이상의 투구에도 유희관은 “안 아픈 몸이다. 정명원 투수코치가 런닝을 많이 시키신다”고 짧지만 굵게 말했다. 
전반기 유희관은 느리지만 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빨라야 이길 수 있다'는 통념도 보기 좋게 깨뜨렸다. 150km를 넘나드는 스피드를 갖춘 투수들 속에서 유희관의 느린 공이 오히려 빛을 발했다. 후반기에도 '제구력 투수' 유희관의 느린 공이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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