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계보를 이을 거포는 누구일까. 한국 프로야구계가 풀어야 할 영원한 과제다.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3 올스타전 G마켓 홈런 레이스'에서도 포스트 이승엽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이번 홈런 레이스에는 이승엽을 비롯해 김현수(두산), 강민호, 김대우(이상 롯데), 나지완(KIA), 나성범(NC), 박병호(넥센), 정성훈(LG) 등 8명의 거포들이 참가했다. 정성훈, 나성범, 강민호, 김대우가 8강서 탈락했고 이승엽, 박병호, 나지완, 김현수가 4강 티켓을 거머 쥐었다.
홈런 레이스 결승전에 진출한 선수는 이승엽과 나지완. 홈런레이스 결승전은 아웃카운트 10개 내에서 많은 홈런을 치는 선수가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나지완은 2개의 아치를 터트린 반면 이승엽은 6차례 손맛을 만끽했다.

이번 홈런 레이스는 이승엽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손가락 통증 속에 홈런 레이스 출장을 정중히 고사했던 그는 장타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포항구장 우측 외야에 있는 정자 지붕을 강타하는 135m 짜리 대형 아치를 터트렸다. 홈런 레이스 및 비거리 1위에 오르며 '역시 이승엽'이라는 걸 입증했다.
반대로 보면 이승엽이 참가하지 않았다면 홈런 레이스의 열기가 가라 앉았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홈런왕을 차지했던 박병호는 4강전서 단 한 개의 홈런도 터트리지 못했다. 기대했던 모습은 분명히 아니었다.
다수의 야구 전문가들은 "이승엽의 거포 계보를 이을 만한 타자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승엽은 허리 회전력을 활용한 스윙으로 홈런을 생산하는 반면 현재 리그 정상급 거포로 평가받는 일부 타자들은 상체 위주의 스윙을 한다. 그러다 보니 장타 생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무대를 호령했던 강타자 이대호(오릭스) 또한 지난해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건재는 반가운 일이지만 그의 계보를 이을 거포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건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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