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대표 이야기꾼 김용화 감독이 자신의 신작 영화 '미스터 고'에서 자신의 장기인 신파를 뺀 담백한 스토리로 관객들을 찾아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그의 15세 매니저 소녀 웨이웨이(서교 분)가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해 슈퍼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낸 '미스터 고'가 지난 17일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인 가운데 그간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을 통해 관객들을 울렸던 김용화 감독의 특기 '신파'가 빠져 있어 영화 팬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
애초 김용화 감독이 허영만 화백의 원작 '제7구단'을 영화화, 야구하는 고릴라의 이야기를 만든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영화 팬들은 '미스터 고'에서도 신파적 요소가 삽입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워낙 전작들을 통해 많은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던 김용화 감독의 연출작인만큼 이러한 추측이 제기되는 것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미스터 고'에는 신파적 요소가 없었다. 다만 감동과 여운은 있었다. 이에 김용화 감독의 신파를 사랑했던 관객들은 '보는 이들을 울리는 한 방이 부족한 것 아니냐', 그리고 신파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적절한 감동과 여운이 영화에 재미를 더했다' 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분분한 의견이 갈리고 있는 가운데 영화 팬들 사이에서 제기된 주된 질문은 '왜 김용화 감독의 자신의 장기인 신파를 사용하지 않았느냐'라는 점. 이에 '미스터 고'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관객들을 폭소케 하는 림 샤오강 역의 배우 김희원이 김용화 감독을 대신해 '미스터 고'에서 신파를 찾아볼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최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감독님이 일부러 신파를 자제했다고 하더라. '미스터 고'는 알다시피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 사람들이 만화를 보는 이유는 즐거우려고 보는 것 아닌가. 그런데 울어버리면 좀 어색할 것 같았다. 그리고 '미스터 고'는 가족영화기 때문에 가족이 극장나들이를 왔다가 즐겁게 돌아가길 바랐다"고 전했다.
이어 "만화를 볼 때 울려고 보는 것은 아니지 않나. 사실 김용화 감독이 관객들을 울리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아마 제대로 울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자제했다"라면서 "그리고 고릴라가 야구를 하는 만화적이고 판타지적인 영화에서 우는 것도 좀 안 어울릴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스터 고'는 지난 17일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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