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경기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은 하지 않았다."
'일본킬러'의 자신감일까. 홍명보(44)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가장 주목받는 경기인 한일전을 두고 "아직 구체적인 분석은 하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선언했다.
2013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홍명보 감독과 주장 하대성이 참석해 동아시안컵을 앞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만인의 관심은 28일에 열릴 대회 마지막 경기 한일전에 쏠리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외신들도 한일전에 큰 관심을 보이며 J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홍 감독의 커리어를 재조명했다. 가장 민감한 주제인 한일전에 대한 질문이 금발벽안의 외신기자에게서 튀어나왔을 정도다.
"5년 넘게 J리그에서 선수로 활약했는데, 일본을 상대하는 느낌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홍 감독은 "5년간 일본에서 좋은 시간을 보낸 건 사실이다. 일본 축구에 대해서 많이 공부했고 배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감독이고 그 때와는 시간이 많이 흘렀다"며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한일전이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한일전이 양국 축구계에서 갖는 의미와 무게감은 그만큼 남다르다. 그리고 홍 감독은 선수로서 또 지도자로서 좀처럼 일본에 패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최근에도 2013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일본킬러'라 불리는데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홍 감독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홍 감독은 "우리 팀 같은 경우 일본과 경기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은 하지 않았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일본이 치를 두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기존 A대표팀과 달리 면면이 확 바뀌었다. A매치에 처음 나서는 선수만 15명에 해외파는 소집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완전히 다른 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 때문에 홍 감독은 기존의 데이터보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보여주는 일본의 모습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야한다고 판단한 것.
홍 감독은 이번 대회를 단순히 결과만을 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장한 '원팀, 원스피릿, 원골'을 이뤄내기 위한 주춧돌로 삼고자 하는 듯하다. 홍 감독은 "우리의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상대방에 연연하지 않고 팀으로서 축구를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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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