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축제 한마당이 아니다. 그야말로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다. 19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한국시리즈 1차전 못지 않을 만큼 숨막히는 승부가 전개됐다.
이날 파격적인 라인업은 없었다. 이스턴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파격적인 라인업 구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너무 장난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그리고 류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라인업은 진지하게 짰다"며 "타순은 연결이 잘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선동렬 KIA 감독이 이끄는 웨스턴 또한 마찬가지.

초반부터 접전이 펼쳐졌다.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와 방망이를 잡고 있는 타자 모두 눈에 독기가 묻어났다.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다 보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명품 승부가 펼쳐졌다.
선취점은 웨스턴의 몫. 올 시즌 LG의 상승세를 이끄는 웨스턴의 김용의가 선제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김용의는 2회 정성훈의 좌전 안타로 만든 1사 1루서 이스턴 선발 송승준의 2구째 직구(141km)를 잡아 당겨 우월 투런포로 연결시켰다.
이스턴은 0-2로 뒤진 3회 1사 1루서 신본기의 좌익선상 2루타로 1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1-2로 뒤진 7회 2사 2루서 전준우의 좌월 투런 아치로 전세를 뒤집었다. 승기를 잡은 이스턴은 8회 1사 3루서 이종욱의 우전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이스턴 마운드는 선발 송승준이 2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을 뿐 크리스 세든, 김성배, 홍상삼, 오현택, 박희수, 안지만, 오승환 모두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준우의 역전 홈런이 아주 좋았다. 그리고 이종욱이 1점을 도망가는 적시타를 터트려 상대의 흐름을 끊었다. 마운드에서는 오현택이 잘 던져줬다. 중간 투수가 너무 너무 잘해줬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한 류 감독은 "올스타전이라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프로 선수가 아니다. 양팀 선수 승패를 떠나 열심히 한 것을 칭찬하고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7회 역전 투런포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두른 전준우는 "경기 전에 선배들이 이기자고 해서 진지하게 임했다. 그래야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껏 올스타전 하면 지루할 만큼이나 느슨한 모습이 짙었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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