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종영 '정글 in 히말라야', 예능이 다큐로 변하는 순간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07.20 08: 31

예능프로그램이 웃음을 잃고 다큐로 변했다. 물론 다큐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예능에는 '슬픈 웃음'이든 '기쁜 웃음'이든, 기본적으로 웃음이 전제돼 있어야 한다. 어째든 시청자들이 예능이라 분류된 방송을 보는 이유는 웃고, 즐기기 위함이 포함돼 있으니까.
지난 19일 밤 종영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히말라야'(이하 정글의 법칙)에 대한 얘기다. 8번째 여정지로 네팔 히말라야로 떠난 병만족은 고산병에 울고, 야생동물들의 울음소리에 잠 못 이뤘다. 비박 중 폭설로 인한 고생도 빼놓을 수 없다. 방송 초반에는 몸고생이 심한 만큼 재미도 업그레이드 됐을 거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10주 동안 방송된 히말라야 편은 '정글의 법칙' 어떤 시리즈보다도 웃음기를 뺀 담백한 예능이었다.
'정글의 법칙' 히말라야 편은 방송 전부터 지금까지 떠났던 정글 중 최고의 고생이 펼쳐질 것으로 예고됐다. 이번 여정에 동참한 배우 정준은 고산병으로 인해 응급치료까지 받았지만 결국 중도에서 하차할 정도였다. 그만큼 히말라야는 병만족을 괴롭혔고, 병만족의 몸고생-마음고생은 그 어느 때보다 심했다.

벵갈호랑이를 포착하기 위해 며칠 동안 밤잠 못자고, 폭순도 주민들과 함께 야크카라반에 도전하기도 했다. 현지인들과 교감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배우 오지은은 폭순도 마을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주는 등 마음을 나누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동안 '정글의 법칙'에서 보여줬던 스스로 식량구하기 등 생존을 위한 싸움은 줄어들었다.
'정글의 법칙'에 새롭게 합류한 병만족 멤버들의 캐릭터 역시 확실하지 않았다. 히말라야 여정에서는 유독 멤버들이 갈라져서 지내는 경우가 많았고,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하지 못하고 멤버들의 개성이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사람도 없을 정도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정글의 법칙' 히말라야 편은 유독 "재미를 잃었다"는 평이 많았고, 화제성도 떨어졌다. 예능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웃음을 잃고 진정성과 감동에만 집중했다는 반응. 전편인 뉴질랜드 편에서도 '먹방(먹는 방송)'이 유독 길게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조작 논란 이후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성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화면 가득 먹방이 이어졌고, 이를 지루하게 받아들인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요즘 '정글의 법칙'은 조작 논란을 의식했는지 자꾸만 웃음보다는 감동과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현지인들과 교감하고, 그들의 삶을 체험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능프로그램이라면 시청자들을 위한 웃음도 책임져야한다. 그동안 보여줬던 정글 체험과 확연하게 달라진 히말라야 편만의 의미는 있겠지만 그래도 예능프로그램의 기본인 웃음에도 충실해야 한다. 그동안 모험을 통해 보여줬던 '정글의 법칙'만의 진정성과 함께 웃음도 하루빨리 되찾길 기대해본다. 
한편 오는 26일부터는 '정글의 법칙 in 벨리즈'가 방송된다. 벨리즈 편에는 김병만과 노우진, 류담을 비롯해 배우 김성수, 조여정, 가수 오종혁, 남성그룹 인피니트 멤버 이성열이 출연했다.
seo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