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용, 백지 가득 채워가고 있는 전북의 헌신남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7.20 17: 00

"팀이 필요하다면 어떤 자리서 뛰는 것도 좋다."
전북 현대 선수단의 훈련을 보고 있으면 유독 장신이 돋보이는 선수가 있다. 윌킨슨과 정인환 등 주축 선수들보다 조금은 더 큰 선수가 192cm의 문진용(22)이다. 남들보다 한 뼘은 큰 키로 문진용은 고등학교 때까지 최전방 공격수를 맡았다. 그러다 대학(경희대) 입학 후 수비수 변신을 위해 훈련했고, 대학교 3학년이 돼서야 중앙 수비수로 출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중앙 수비수 경험이 적다. 중앙 수비수뿐만 아니라 수비 전반적인 이해도가 다른 선수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 물론 장신 공격수였던 만큼 상대의 키 큰 선수를 마크하는데에는 수월하다. 장신 공격수 특유의 움직임을 알고 있는 만큼 움직임을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올해 전북에 입단한 문진용이 전북에서 데뷔를 했다. 입단 첫 해 3경기에 출전했다. 그런데 중앙 수비수로 뛰지 않았다. 공격수도 아니었다. 한 번도 맡아보지 못했던 측면 수비수로 뛰었다. 자신의 포지션에서 데뷔하지 못하면 대부분 실망을 한다. 그러나 문진용은 그러지 않았다.
20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서 만난 문진용은 "데뷔전을 매우 기다렸다. 아무래도 동기인 권경원이 먼저 뛰는 것을 보니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며 "측면 수비로 투입되는데 난생 처음 맡는 포지션이었다. 최강희 감독님께서 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불어 넣어주셨다. 똑같은 말슴이신데도 편안하고 자신감이 생겼다. 긴장하거나 그런 건 없었고, 단지 걱정만 컸다. 결과적으로 만족은 아니지만, 내가 뛴 경기서 무실점을 해서 좋았다. 더군다나 포항, 울산과 같은 강팀에게 그러니 매우 좋았다"고 전했다.
전북에는 문진용이 경쟁을 할 중앙 수비수들이 매우 많다. 국가대표팀 출신의 정인환과 김기희를 비롯해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윌킨슨까지 있다. 세 선수 모두 자신만의 장점이 있어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무래도 그런 싸움에서는 문진용이 밀린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문진용은 전북에서 뛰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K리그 챌린지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다. 왠지 모르겠지만 선수들이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경기서 뛴다고 하더라도 배울 수 있는 것이 떨어지면 안 될 것 같다. 반면 전북은 국가대표팀 출신들을 모아 놓은 팀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만 모아 놓은 만큼 그런 형들과 운동을 하는 것만 해도 내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전북에 왔을 때에는 패스 게임하는 템포가 매우 빨라서 힘들었다. 대학 때에는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과 해도 문제가 없었는데, 전북에서는 달랐다. (이)동국이형과 (이)승기형과 하면서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 프로는 냉정한데 어떻게 살아 남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부족한 감이 있었다. 그 때와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진용은 꼭 경기에 뛰어야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무엇보다 전북의 자체 연습경기서 크게 배우고 있다. 문진용은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중앙 수비로 뛴 만큼 경험이 적다. 경기에서 상황에서 따른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그런 것들에 대해 인환이형을 따라다니면서 이야기로 듣고, 케빈과 동국이형 같은 뛰어난 선수를 직접 수비하면서 그 선수들이 왜 좋은 평가를 받는지 훈련에서 느끼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인성적인 면에서 정인환을, 경기장에서 열성적인 면은 김상식을 닮고 싶다는 문진용은 이번 시즌 목표를 '출전시 최선을 다하자'로 잡았다. 그는 "입단하고 6개월은 비집고 들어갈 자리도 없었다. 그저 데뷔만 하면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3~4경기를 뛰니깐 이제는 더 경기장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팀이 필요한 자리라면 아무곳이나 상관없이, 그저 들어가면 어느 자리에서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번 시즌 목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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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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