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한국형 축구'가 베일을 벗었다. 해외파가 모두 합류해 완벽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조직적인 축구를 선보이며 새로운 가능성일 열었다.
한국은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에서 호주를 맞아 0-0으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데뷔전에서 비기며 아쉽게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넘겼다.
홍명보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한국형 축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이 말한 '한국형 축구'는 그동안 우리 축구의 장점인 빠른 스피드와 정신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추구를 구사하겠다는 것이었다. 홍 감독의 말처럼 K리그 위주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은 빠른 축구를 펼쳤다.
최전방 김동섭(성남)을 시작으로 윤일록(서울)-이승기(전북)-고요한(서울)로 이어지는 공격진은 빠른 패스 연결을 통해 기회를 노렸다. 스피드가 장기인 이들은 지체없이 돌파한 뒤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김동섭에게 볼을 연결하기 위함이었다. 비록 호주 수비에 막혀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았지만 최근 유럽파들이 보여줬던 플레이와는 스타일이 달랐다.
돌파에 대한 자신이 있던 해외파들은 무리하게 상대 수비와 경합을 벌였다. 볼 보다 빠른 인간은 없는 것처럼 전방으로 날카롭게 패스를 연결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홍명보호 1기의 K리그 선수들은 달랐다. 무리한 돌파를 시도하지 않고 전방으로 빠르게 패스 연결을 시도했다.
중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대성(서울)과 이명주(포항)의 중원 콤비는 측면으로 빠르게 볼을 배급했다. 중원 이곳저곳을 움직이면서 압박을 시도했고 기회가 오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중원에서 상대를 압박하며 경기 주도권을 잡은 뒤에는 수비가 갖춰지기전에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면서 득점 기회를 노렸다.
선수들이 경기 흐름을 빠르게 가져 가면서 상대의 흐름을 완전히 빼앗었다. 호주도 역습을 통해 기회를 노렸지만 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압박을 시도하면서 기회를 노린 홍명보호를 상대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압박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점유율에서 크게 앞선 홍명보호는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한국이 빠르게 전진 할수록 호주는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경기 흐름은 완전히 한국이 잡았고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데 도움이 됐다.
전반서 많은 활동량을 선보인 한국은 후반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서 윤일록 대신 염기훈(경찰청)을 투입했다. 공격진에 무게감을 더하기 위함이었다.
후반서는 전반과 같은 활동량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집중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홍정호(제주)-김영권(광저우)의 중원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수비에서 무리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고 빠르게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조직적인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홍명보호는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호주전은 K리그 선수들이 잘 해내야 한다"면서 국내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파들이 합류하지 않은 가운데 K리거들은 최선의 노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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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