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참' 염기훈(경찰청)이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한국은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에서 호주를 맞아 0-0으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데뷔전에서 비기며 아쉽게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넘겼다.
경찰축구단에서 병역의무를 하고 있는 염기훈은 이번 대표팀의 최고참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걱정이 많았다. 최상위 리그인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것이 아니라 K리그 챌린지에 뛰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1983년 생인 염기훈은 A매치 경험도 46회로 정성룡(수원, 50회)에 이어 두번째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합류하지 않고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대표팀에서 염기훈이 가진 역할은 굉장히 크다. 홍명보 감독도 염기훈에 대해 큰 기대를 나타내는 등 축구 뿐만 아니라 해야 할 일이 많다.
지난 2012년 5월30일 스페인과의 평가전 이후 재발탁된 염기훈에게 부여된 것은 큰 형의 역할. 그러나 경기장 안에서는 측면 공격수로 공격 전개를 이끌어야 한다. 왼발을 주로쓰는 특성상 부담이 크지만 염기훈은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후반 14분 투입 직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영점 조절을 했다. 또 왼쪽에서 코너킥을 전담하면서 세트피스 상황서 득점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염기훈은 이날 대표팀이 기록한 슈팅중 가장 위협적인 슈팅도 선보였다. 자신의 주로 사용하는 왼발이 아니라 오른발이었다. 그는 후반 32분 아크 정면 오른쪽에서 기습적은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염긱스'라는 별명처럼 왼발에 뛰어는 그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오른발을 사용하며 위협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염기훈은 "지난번 소집됐을때 훈련소를 다녀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템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분명 K리그서 뛰고 있기 때문에 빨리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호주전서 그가 보여준 모습도 그랬다. 완벽하게 적응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홍명보 감독의 머리속에는 그의 활약이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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