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식 한국축구, K리거 활약 빛났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7.20 21: 55

유럽파가 빠진 한국대표팀이 오히려 세련된 축구를 선보였다.
한국은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에서 호주를 맞아 0-0으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국가대표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홍명보 감독은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경기 전 ‘유럽파가 빠졌으니 투박한 축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날 홍명보 감독이 꺼낸 베스트 11 중 해외파는 일본 J리거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둘 뿐이었다. 나머지 9명의 선수는 전부 K리그 선수들로 채워졌다. 특히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4-2-3-1 포메이션에서 핵심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2와 3이 모두 K리거들이었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유럽파 등 특출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없다보니 오히려 조직력이 살아났다. 11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공간을 창출하는 ‘홍명보식 축구’가 첫 선을 보였다. 핵심역할은 모두 K리거들이 수행했다. 지난 월드컵 최종예선보다 오히려 세련된 축구였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진가를 드러낸 ‘포항의 엔진’ 이명주와 ‘서울의 캡틴’ 하대성은 처음 호흡을 맞췄다. 두 선수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의 예봉을 꺾어 매끄럽게 공격진에게 넘겨주는 역할을 맡았다. 둘 모두 활동량이 좋다보니 호주의 공격진이 맥을 추지 못했다.  
윤일록, 이승기, 고요한은 끊임없이 측면을 파고들어 찬스를 노렸다. 특히 측면에서 날카롭게 올려주는 크로스가 정교했다. 간혹 터지는 중거리슛도 파괴적이었다. 유일한 약점이었다면 많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골 결정력이었다. 한국은 압도적으로 많은 슛찬스를 얻고도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비록 골은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허리싸움에서 완승을 거두고 90분 내내 상대를 몰아세운 홍명보식 한국축구는 팬들에게 큰 믿음을 줬다. K리거들의 기량도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결과적으로 0-0이 됐지만 선수들이 이틀 동안 준비한 것 이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특히 수비에서 압박은 거의 완벽했다. 물론 많은 찬스에서 골을 못 넣었다. 남은 기간에 개선하겠다”며 대체로 만족스런 평가를 내렸다.
이날 확실하게 눈도장을 얻은 하대성, 이명주, 윤일록 등은 앞으로도 꾸준히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역으로 해외파들이 긴장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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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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