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아쉬움' 딛고 일어난 김요한, 더 큰 성장을 쏜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7.21 07: 57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죠."
프로배구에서 누구보다 아쉬움이 큰 비시즌을 보낸 사람이라면 김요한(28, LIG손해보험)을 들 수 있겠다. 바로 이 시기쯤 열린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분좋게 시즌을 시작하나 싶었지만 정규리그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부상으로 오랜 시간 동안 전력에서 제외됐다. 소속팀 LIG손해보험도 주포 김요한의 부재 속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김요한의 한 시즌도 아쉬움 속에 그렇게 마무리됐다.
사실 김요한이 더 큰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김요한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했다. 하지만 제 몫을 해내지 못한 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100% 평가받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혹시나 하는 기대에 3차협상까지 가봤지만 연봉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동갑내기 친구들이 첫 FA에서 모두 대박을 낸 만큼 속은 더 쓰릴 법했다. 한선수(대한항공)는 5억 원의 잭팟을 터뜨리며 연봉킹에 등극했고 박철우(삼성화재)도 3억 3000만 원으로 김요한을 앞질렀다. 지난 시즌과 같은 3억 500만 원에 계약한 김요한은 상처받은 자존심과 아쉬움을 달래며 올 시즌에 모든 기대와 각오를 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요한은 20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개막전 우리카드 배구단과 경기에 출전, 풀세트 접전 끝에 팀이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는데 힘을 보탰다. 30득점(공격 성공률 60.41%)을 퍼부으며 팀의 공격을 주도했고, 레프트로서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31-33으로 듀스를 거듭한 2세트 이후 힘이 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특히 마지막 5세트 15-14 듀스상황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포인트를 우리카드의 코트에 꽂아넣으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좋은 기억을 안고 있는 컵대회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쏜 셈이다. 김요한은 "지난 시즌 부상은 결국 내 잘못이다. 더 조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부상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깨달은 것도 많았다. 재활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다치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하게 하게 됐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지난 시즌 훈련 도중 팀 동료와 부딪혀 손등 골절을 당한 기억을 떠올린 것.
첫 FA를 아쉬움 속에 묻은 김요한은 의젓하게 다음 FA를 준비하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받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김요한은 "FA는 선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 이상을 뛰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 FA까지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며 더 큰 성장을 정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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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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