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포수’ LG 김재민. “재윤 선배 공백 메우겠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7.21 08: 27

"접전 상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LG 신인 포수 김재민(22)의 진짜 데뷔전은 지난 16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10일 잠실 NC전, 13일 문학 SK전에 나왔지만 두 경기 모두 승부가 일방적으로 기울어졌던 상황에서 교체 출장했다. 하지만 이날은 3-3 동점 9회말에 그라운드에 올랐다. 행여나 공 하나라도 빠뜨리면 패배로 직결되는, 긴장을 피할 수 없는 위기에서 포수마스크를 쓴 것이다.
그럼에도 김재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가 정규이닝을 넘어갔고 10회말 대선배 봉중근이 예상치 못한 컨트롤 난조에 빠졌음에도 난관을 극복했다. 볼넷 3개로 2사 만루, 절체절명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화에게 초구와 2구가 모두 볼이었지만, 김재민은 봉중근을 다잡았다.

“봉중근 선배가 예리하게 코스 코스에 공을 넣으려고 하셨다. 그래서 사인으로 너무 완벽하게 던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사실 내가 늦었다. 위기 상황이 만들어지기 전에 미리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사인을 보냈다면 여유 있게 이닝을 마쳤을 것이다.”
결국 봉중근은 김재민의 주문대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에 직구를 꽂았다. 그리고 이승화는 봉중근의 한 가운데 직구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최악의 위기를 넘긴 LG는 11회초 오지환의 투런포에 힘입어 신승했다. 10회말 김재민의 침착함이 승리의 다리를 놓은 것이다. 
“선발출장하지 않았으니까 교체로 어느 상황에 나갈지 대비하고 있었다. 머릿속에 내가 나갈 상황을 그려 놨다. (윤)요섭이형이 대타로 바뀌는 순간, 어떻게 투수를 리드할지, 어떻게 하면 실점하지 않고 넘길지 생각하며 그라운드에 올랐다. 8회말 (이)동현이형이랑 배터리를 이뤘는데 동현이형 공은 스프링캠프부터 꾸준히 받아서 자신이 있었다. 봉중근, 류택현 선배님도 제구력이 좋으니까 내가 잘 잡기만 하면 우리가 질 리가 없을 거라고 고 봤다.”
올해 동아대를 졸업하고 8라운드 전체 73순위로 LG에 입당한 김재민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수비형 포수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당시 김정민 배터리 코치는 김재민을 두고 “생각보다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다. 경기가 진행되는 과정을 메모해 보라고 했는데 신인답지 않게 포인드를 잘 캐치하더라”며 기대감을 보인 바 있다. 김재민은 지난 10일 주전포수 현재윤의 왼손 골절상으로 1군에 합류했다.
“프로와서 롤모델이 바뀌었다. 어릴적 박경완 선배의 모습을 보고 프로의 꿈을 키웠었는데 프로가 되고 LG에서 현재윤 선배를 보니, 현재윤 선배의 모든 것을 닮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현재윤 선배는 완벽한 포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항상 열정적이시다. 2군 경기든 3군 경기든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신다. 현재윤 선배를 보고 이런 것이 진정한 프로라고 느꼈다.”
오는 23일부터 후반기를 맞이하는 LG는 당분간 윤요섭 주전, 김재민 백업 체제로 포수진을 운영할 계획이다. 베테랑 포수 현재윤과 최경철 모두 부상으로 빠진 만큼, 김재민은 언제든 지난 16일 경기와 같은 상황에 마주할 수 있다. 김재민은 현재윤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게, 최선을 다해 팀이 이기게 하겠다고 후반기 활약을 다짐했다.      
“사실 그 날 경기는 내가 실수한 점도 있었다. 사인 미스가 나왔고 내가 볼을 제대로 잡지 못해 스트라이크를 두 개나 놓쳤다. 스트라이크 판정 하나가 승패를 좌우한다. 비록 경기는 이겼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목표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윤 선배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김기태 감독님의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투수를 잘 리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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