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의 마운드 순위가 개편되고 있다. 마운드의 힘에 따라 성적이 엇갈리곤 했던 그간의 모습을 고려하면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의 ‘왕좌’ 수성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LG가 호시탐탐 그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삼성 마운드는 최근 몇 년간 가장 뛰어난 위력을 발휘했다. 삼성의 2011년 팀 평균자책점은 3.35, 2012년은 3.39였다. 모두 1위였다. 이러한 마운드의 힘은 정규시즌 1위로 이어졌고 결국 한국시리즈 2연패라는 값진 성과로 귀결됐다. 2년 연속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SK도 2011년에는 3.59로 2위, 2012년에는 3.82로 4위를 기록했다. 한편으로는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1~4위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사뭇 양상이 달라졌다. 전반기 현재 팀 평균자책점 1위는 LG로 3.66이다.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삼성(3.87)을 2위로 밀어냈다. 전반적으로 타고투저의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4.02)에 비해 팀 평균자책점이 떨어진 팀은 LG가 유일하다. LG와 삼성에 이어 롯데(3.90)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점대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팀은 6팀에나 이르렀지만 올해는 LG, 삼성, 롯데가 전부다.

LG는 삼성의 아성에 진지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선발투수들은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하며 NC(3.63)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불펜투수들은 총 19승7패24세이브52홀드를 합작하며 3.20의 평균자책점으로 당당히 선두다. 그간 최강으로 평가받아왔던 삼성 불펜(15승4패17세이브29홀드, 3.65)를 앞지르는 성적이다. 7회부터 9회까지의 평균자책점 또한 3.33으로 1위다.
한편 중위권 순위도 개편 조짐이 뚜렷하다. 넥센(4.24)이 비교적 선전했고 NC(4.27)는 기대 이상의 힘을 발휘하며 4·5위에 위치하고 있다. SK(4.43)의 평균자책점 순위는 매년 떨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전반기 현재 6위까지 밀렸다. KIA(4.53), 두산(4.58) 마운드의 부진도 예사롭지 않다. 두 팀이 롤러코스터와 같은 전반기를 보낸 하나의 이유였다. 한화(5.67)는 아쉽게도(?) 자신들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팀은 NC였다. NC의 선발투수들은 24승26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리그 제일의 힘을 뽐냈다. 그러나 불펜투수들은 4승19패13세이브23홀드 평균자책점 5.56으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두산은 믿었던 선발진이 말썽을 일으켰다. 24승25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8위로 추락했다. 반면 KIA는 여전히 불펜이 문제였다. KIA의 불펜 평균 자책점은 5.18로 전체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인 한화 불펜(5.06)만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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