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안방극장 조련이다. MBC 주말드라마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속 배우 김재원이 그동안 다소 남발하는 경향이 있었던 ‘살인 미소’ 대신에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간헐적인 미소로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김재원은 현재 ‘스캔들’에서 어린 시절 납치된 줄 모르고 납치범 하명근(조재현 분)을 아버지로 알고 있는 형사 하은중 역을 연기하고 있다. 은중은 명근의 아들을 죽인 장태하(박상민 분)의 아들. 아직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은중과 그를 키운 절절한 부성애의 납치범 명근, 돈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부도덕한 인물의 전형인 태하가 얽히고설킨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
납치범인 명근은 죄책감 때문에 은중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지 못한다. 때문에 은중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는 동시에 세상 일에 무심한 남자로 자랐다. 여기에 형사라는 직업은 거칠고 투박한 성격을 덧입혔다.

하지만 심성이 따뜻한 남자이기에 여성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20일 방송된 7회는 이런 은중을 연기하는 김재원의 따뜻한 ‘상남자’ 매력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은중은 동생 하수영(한그루 분)의 전화를 바쁘다는 이유로 무성의하게 응대하면서도 동생의 애교 섞인 목소리에 남몰래 미소를 지었다.
또한 자신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우아미(조윤희 분)의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야 하는 순간에 “운전을 하고 있다면 잠시 멈춰주십시오”라고 배려를 하는 등 따뜻한 진면목을 유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은중 역의 김재원은 거칠고 무심한 행동 속에서도 언뜻 언뜻 보이는 따뜻한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살인 미소’, ‘미소 천사’라는 평소 별명을 무색하게 할 만큼 웃음이 적은 은중을 연기하면서 가끔 지어보이는 미소 한방으로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있는 것. 보면 볼수록 진국이고, 향후 벌어질 상처가 안타까운 은중은 김재원이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낮게 깔린 섹시한 목소리는 드라마 시작 직전 결혼식을 올리며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고 조만간 ‘애아빠’가 된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리게 할 정도다.
아직 ‘스캔들’은 7회 밖에 방송되지 않은 드라마. 앞으로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게 되면 은중의 인생이 휘몰아칠 정도로 급변할 예정이다. 거칠지만 내면은 따뜻한 매력적인 남자로 완벽하게 변신한 김재원의 안방극장 도발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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