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쓰러운데 웃음이 난다. 개그맨 정준하가 목 디스크 수술을 해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식신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준하는 지난 2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몸을 써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 특유의 엄청난 ‘먹방’(먹으며 하는 방송)을 선보이며 죽지 않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날 정준하는 겨드랑이에 털을 단 채 멤버들의 뒤를 이어 가장 마지막 순서로 등장했다. 정준하의 앞에서는 노홍철과 박명수, 하하 등이 각각 자신의 남성미를 발휘할 수 있는 소품들을 가지고 등장해 한 차례 웃음을 준 상황. 이에 맞서 정준하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전동 드릴에 꽂은 옥수수였다.

놀란 멤버들은 당황해 “(이가) 나간다”며 말리려 했지만, 정준하는 굴하지 않고 드릴을 작동시켰다. 걱정도 잠시, 옥수수 알들은 돌아가는 드릴을 통해 정준하의 입속으로 우수수 떨어졌고, 명불허전 식신은 눈 깜짝할 새 옥수수 하나를 완벽하게 흡입했다.
정준하의 먹방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앞서 하하가 선보였던 포도송이 한 입에 먹기에 도전한 것. 하하에게 “(포도 먹기를)잘 살렸냐”고 물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인 그는 아니나 다를까, 포도 한 송이를 한 입에 쑤셔 넣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에 멤버들은 “뭐야?”, “진격의 거인이다”, “무슨 생선이냐?”, “전어냐?”, “음식물쓰레기 제거기도 아니고”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 때 길은 “목을 다쳤는데 이렇게 먹어도 되냐?”라고 물었고, 정준하는 “지금 할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어”라고 말해 안타까움과 웃음을 동시에 줬다.
앞서 정준하는 목디스크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 탓에 이경제 원장에게 받은 활력 테스트에서 7위를 차지하는 굴욕을 당했었다. 그러나 그의 살아있는 먹방 만큼은 '무한도전'의 어떤 멤버들도 따라올 수 없는 폭발적인 위력을 과시했다. 비록 활력남 순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제 몫을 다한 정준하의 부활이 기대감을 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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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