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45분이었다."
이범수(23, 전북 현대)가 선방쇼를 보였다. 이범수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스타드 제를랑에서 열린 올림피크 리옹과 친선경기에 하프타임 교체 투입돼 리옹의 파상공세를 1실점으로 막아냈다. 비록 전북은 1-2로 졌지만, 리옹 팬들은 경기 후 전북 선수들에게 박수를 칠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북 골키퍼 권순태와 이범수는 돋보이는 선방쇼를 펼쳤다. 권순태와 이범수는 리옹의 계속되는 유효 슈팅 속에서 골대를 튼튼하 잠그며, 전후반에 한 번씩 골을 내줬을 뿐이다. 권순태와 이범수의 선방쇼에 전북 선수들은 버텨내며 반격의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이범수는 수비진이 지친 후반 중반부터 시작된 리옹의 공격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자칫하면 리옹에 수 많은 골을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자신에게 오는 공을 처리했다.
"사실 경기에 들어가는지 여부도 몰랐다"고 밝힌 이범수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부담을 갖지 않고 그라운드에 들어갔다. 경기 결과가 리그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 만큼 그저 연습 경기라고 생각해 약간의 긴장만을 하고 경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 10분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의 슈팅이 내 발에 맞고 밖으로 나간 뒤 더욱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마치 홈경기장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면서 "선방을 한다는 생각보다 재밌다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유럽에서도 유명한 이런 선수들과 언제 경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니 더욱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북은 패배를 했지만, 실점을 한 이범수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행복했던 45분이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할 정도였다. 이범수로서는 당연했다. 2010년 전북에서 데뷔한 이범수는 지금까지 총 3번의 K리그 경기밖에 투입되지 못했다. 한 두 번의 경기로는 이범수가 가진 능력을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범수는 "자신감을 갖고 후회 없이 경기력을 어필할 수 있었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니 몸도 가벼웠던 것 같다"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것과 유럽까지 원정길에 오른 것도 힘들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에게는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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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