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웃음은 잃지 않았다. 2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끈 북한 대표팀의 허은별(425축구단)은 동료들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질문에 대답 보다는 밝은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한국 대표팀은 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13 동아시안컵 축구선수권 여자부 북한전에서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북한과의 역대전적에서 1승 1무 12패로 절대열세를 면치 못했다.
북한의 공격 선봉에는 허은별이 있었다. 그는 전반 36분 코너킥을 받은 후 문전혼전상황에서 터닝슛으로 첫 골을 뽑았다. 이어 2분 뒤 허은별은 역습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해 추가골까지 터트렸다. 북한은 단 3분 만에 두 골을 뽑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먼저 실점 후 분위기가 가라 앉은 상황에서 북한은 허은별을 앞세워 반전을 일궈내며 역전승을 챙겼다. 이후 북한은 압도적인 체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반격을 막아냈다.
허은별은 북한 여자 축구의 핵심. 그동안 A매치서 골을 넣지 못했던 허은별은 2007년 16세 이하 아시아축구연맹(AFC)청소년대회서 신인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09년에는 AFC 19세 이하 대회서 한국과 경기서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또 그는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서는 브라질을 격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 수비수로 등록된 허은별은 공격진에서 활약했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혼전중에 한 골을 넣었고 추가골은 완벽한 상황을 골로 연결했다.
북한 김광민 감독은 허은별에 대해 "각급 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청소년 대표를 거쳐 국가대표로 발탁된 선수"라면서 "투지가 있고 경기 조율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기 후 믹스트존을 빠져 나가는 허은별은 경직되어 있었다. 취재진의 "허은별 선수"라는 부름에 작은 미소로 대답했다. 여러명의 취재진이 허은별을 부르자 동료중 한명이 "은별아"라면서 도와 주기도 했다.
하지만 허은별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밝은 미소는 계속됐다. 자신에 대한 관심이 싫지 않은 얼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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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