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김광민 남북감독, 23년을 초월한 우정 화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7.21 21: 00

세월의 무게도 휴전선의 철책도 깊은 우정을 갈라놓을 수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13 동아시안컵 축구선수권 여자부 북한전에서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북한과의 역대전적에서 1승 1무 12패로 절대열세를 면치 못했다. 
사실 이날의 결과는 중요치 않았다. 한국과 북한은 서로 실력을 확인하며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특히 양 팀의 수장에게는 이날의 경기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한국의 윤덕여 감독과 북한의 김광민 감독은 1990년 통일축구대회 이후 무려 23년 만의 해후였다.  당시 선수로서 서로 기량을 겨뤘던 둘은 양 팀의 지도자로 다시 만났다.

경기 후 윤덕여 감독은 23년 전을 회상하며 “경기 후 김 감독에게 축하한다고 했다. 우리는 90년 남북 통일축구에서 같이 운동했던 친구사이다. 현역 때 북한하고 4번 경기를 했다. 그 때 상당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친구”라고 소개했다.
김광민 감독의 말도 같았다. 김 감독은 “윤덕여 감독하고 선수시절에 함께 했다. 90년에 북남 통일축구에서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서로 같은 경기장에서 함께 달렸다. 90년도 이후 23년 만에 처음 만났다”며 사연을 소개했다.
두 감독의 이야기는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이야기였다. 모든 것을 초월해 남북이 스포츠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사례였다. 윤 감독은 “북한에서도 여자축구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북한축구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지도가 있었다. 김 감독을 90년대 이후 오랜만에 만나서 정말 반가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시대를 초월한 두 감독의 오랜 우정은 제자들에게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jasonseo34@ose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