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들로 경기한다면… 한화가 최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7.22 06: 43

“왼손이 없다고? 송진우가 있잖아”
시즌 전 시범경기 당시 김응룡 한화 감독은 한화 마운드의 왼손 투수 사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력이 약한 것에 대한 답답함이 묻어난 어투였지만 귀를 솔깃하게 만든 것은 ‘송진우’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통산 210승을 기록한 송진우 투수코치라면 3년 정도의 공백은 딛고 나름대로의 몫을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우스갯소리가 팬들 사이에서 오고갔다.
그런 한화의 ‘레전드 코치진’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단행한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 때문이다. 최하위에 처져 있는 한화는 18일 송진우 투수코치, 김종모 타격코치, 오대석 수비코치, 조경택 배터리코치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이 코치들을 대신해 정민철 투수코치, 장종훈 한화코치, 강석천 수비코치, 전종화 배터리코치가 1군에 올라왔다. 이 중 강석천 장종훈 정민철 코치는 빙그레와 한화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그렇다면 코치들의 경력만 놓고 보면 9개 구단 중 어느 팀이 가장 화려할까. 첫 머리에 떠오르는 팀은 역시 한화다. 송진우(통산 210승) 정민철(161승) 코치는 둘이서만 371승을 합작한 이글스와 한국프로야구의 레전드들이다. 그 외 이상군(100승) 이대진(100승) 코치는 물론 원년 15승을 기록한 이선희 코치도 현재 한화의 1·2군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연수차 잠시 팀을 떠난 한용덕(120승) 전 감독대행도 생각해야 한다. 마운드의 힘이 가공할 만하다.
타선도 만만치 않다. 장종훈과 이종범이라는 당대 최고 출신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장종훈 코치는 통산 340홈런을 친 프로야구의 상징적 4번 타자고 이종범 코치는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다른 방식으로 리그를 평정했다. 프로야구 초창기를 대표하는 홈런타자인 김성한 수석코치, 두 차례 타격왕을 차지한 이정훈 2군 감독, 강석천 이영우 코치도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시대는 한참 앞이지만 김응룡 감독도 한 시대를 풍미한 강타자 출신이다.
마운드는 롯데도 주목할 만하다. 김시진 감독(124승), 권영호 수석코치(100세이브), 정민태 코치(124승), 염종석 코치(93승), 주형광 코치(87승) 등 명투수 출신들이 코칭스태프에 버티고 있다. 두산도 김진욱 감독, 정명원 가득염 권명철 코치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고 SK는 성준 조웅천 김상진 김원형 코치로 짜인 라인업이 만만치 않은 힘을 자랑한다.
타선에서는 LG의 ‘신바람 코치’들이 현역 시절 뛰어난 활약상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서용빈 유지현 송구홍 박종호 코치 등이 버틴다. 정교함과 힘을 모두 겸비했던 강타자 김기태 감독, 노찬엽 2군 감독, 김민호 최태원 코치 역시 라인업에 힘을 더한다. 삼성 역시 삼성을 대표했던 선수 출신 지도자들이 많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 김성래 수석코치, 김한수 김종훈 김용국 김재걸 이종두 코치 등은 모두 삼성에 프로 생활을 모두 바쳤거나 삼성 유니폼을 입은 경력이 있다.
그러나 코치들의 경력이 화려한 것과 팀 성적은 그다지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못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히려 현역 시절 아주 내세울 만한 경력이 없음에도 지도자로서는 좋은 성과를 내는 코치들이 많다. 김용달 KIA 타격코치가 대표적이다. 스타 출신 지도자들이 확고한 지론을 갖지 못하거나 눈높이를 낮추지 못할 경우 오히려 선수들이 더 어려워한다는 지적도 있다. 적시적소에 코치 자원을 배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는 올 시즌 한화의 보직변경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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