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LA 다저스를 괴롭혔던 두 고질병이 말끔하게 사라지고 있다. 타선은 동반폭발 중이고 불펜도 안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반기 동안 두 요소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류현진(26, LA 다저스)의 승수 쌓기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다저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15안타를 때린 타선의 힘과 선발 클레이튼 커쇼의 역투를 등에 업으며 9-2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다저스는 워싱턴과의 후반기 3연전을 싹쓸이하며 50승 고지를 밟았다. 전반기 막판부터 이어진 상승세를 후반기 초반에 옮겨놓는 작업에 완벽히 성공했다.
워싱턴과의 3연전은 말 그대로 다저스에는 희망적인 시기였다. 우선 타선이 폭발했다. 사실 싑지 않은 여건이었다. 내셔널리그의 강호 중 하나인 워싱턴은 팀을 대표하는 선발 투수들을 총출동시켰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지오 곤살레스, 조던 짐머맨이 차례로 선발 출격했다. 그러나 다저스 타선은 굴하지 않았다. 3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 4홈런, 장타율 4할6푼을 기록했다.

1·2차전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득점력도 3차전에서는 달라진 양상이었다. 다저스는 올 시즌 12승 투수인 짐머맨을 상대로 2회 켐프의 솔로포를 시작, 총 7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과시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짐머맨에 올 시즌 최악의 이닝을 선물한 것이다. 3연전 내내 야시엘 푸이그가 부진했지만 칼 크로포드, 아드리안 곤잘레스, 핸리 라미레스, 맷 켐프, 안드레 이디어 등 주축 선수들이 ‘이름값’을 하며 팀에 싹쓸이를 이끌었다.
타선이 살아난 것에 힘을 받은 것일까. 다저스의 또 하나의 문제점이었던 불펜도 7월 들어 부쩍 안정을 찾고 있다. 선발 투수들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고개를 숙이곤 했던 다저스 불펜의 허약함은 7월 들어 자취를 감췄다. 말 그대로 환골탈태다. 기록만 봐도 확 달라진 다저스 불펜의 위용을 실감할 수 있다.
팀의 마무리로 자리 잡은 켄리 젠슨은 7월 이후 6경기에서 1승4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의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방화범’으로 국내 팬들의 비난도 많이 들었던 로날드 벨리사리오의 변신은 극적이다. 8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그 외 파코 로드리게스(7경기, 평균자책점 0), J.P 하웰(8경기, 0), 호세 도밍게스(7경기, 2.70), 크리스 위드로(3경기, 1.50)도 안정을 찾았다.
여기에 마지막 ‘퍼즐’이었던 브랜든 리그도 22일 경기에서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살아나는 양상을 보였다. 이 7명이 기록한 7월 자책점은 1.37이다.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놀랄 만한 수치다.
류현진은 전반기 불운한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타선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한 적도, 불펜 투수들이 승리투수 요건을 지켜주지 못한 적도 있었다. 두 요소가 좀 더 뒷받침됐다면 류현진의 전반기 승수는 7승보다는 좀 더 많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요건이 점차 갖춰지고 있다. 류현진이 전반기 만큼의 피칭만 보여줄 수 있다면 충분히 수월한 승수쌓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폭발한 다저스의 동료들은 23일 선발로 나서는 류현진과 함께 토론토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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