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도, 상황도, 상대팀도 다 다르지만 과제는 하나로 모아진다. 원정의 벽을 돌파하는 것이다. 류현진(26, LA 다저스)과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가 나란히 원정 징크스를 깨부수기 위해 나선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후반기 첫 선발 출격한다. 충분한 휴식 기간이 있었고 최근 팀 분위기가 워낙 좋아 시즌 8승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고 있다. 최근 1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최고조의 감을 보여주고 있는 추신수도 서부 원정길에 나선다. 2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원정을 시작으로 LA 다저스 원정,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원정이 기다리고 있다. 원정 11연전이다.
두 선수는 올 시즌 원정 경기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홈 9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90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홈 성적만 놓고 보면 사이영급 행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원정에서는 작아졌다. 똑같은 9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4.42로 부진했다. 이닝당출루허용률도 1.35로 홈(1.17)에 비해 높았다. 전반기에는 풀지 못한 숙제였다.

추신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22일 현재 추신수의 홈 47경기 성적은 3할3푼1리, 출루율 4할6푼1리, 장타율 5할2푼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81에 달한다. 그러나 원정에서는 48경기에서 타율 2할5푼4리, 출루율 3할9푼3리, 장타율 4할2푼2리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OPS도 0.815에 그쳤다. 결론적으로 두 선수 모두 홈·원정 사이의 성적 편차가 컸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이 벽을 뛰어넘어야 후반기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우천, 선발 로테이션 조정 등의 변수가 있지만 로테이션이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류현진은 후반기에도 원정 7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홈(6경기)보다 더 많다. 올 시즌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서는 원정의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추신수도 최근의 타격감을 원정 11연전에서 유지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긍정적인 요소는 있다. 류현진은 말 그대로 푹 쉬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류현진이 충전의 시간을 얻은 것이다. 일찌감치 토론토전 선발 등판이 예고돼 상대를 분석할 시간도 벌었다. 추신수는 최근 타격감이 워낙 좋다. 15경기 연속 안타는 물론 최근 8경기에서 무려 7번이나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15경기 동안의 타율은 4할2푼6리에 이른다. 기대를 걸어볼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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