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영화 ‘설국열차’에 대해 한국 영화 사상 최고 제작비가 들었지만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봉준호 감독은 22일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설국열차’ 기자간담회에서 “430억 원이 예산이 들어갔다고 하지만 내 작품 중 효율적으로 찍기 위해 가장 노력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설국열차’는 빙하기를 배경으로 생존자들을 태우고 달리던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이 최고 등급인 앞칸을 향해 돌진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로, 역대 한국 영화 최고 제작비인 430억 원이 투입된 초대형 영화다.

그는 “감독들은 그렇다. 400억여원이 들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40억만 더 있었으면 하기도 했다. 그런데 40억이면 영화 한 편을 찍을 수 있는 액수다. 한국에서는 최고 제작비지만 미국에서는 중저예산 작품이다. 크리스 에반스의 경우 이 작품을 소개할 때 ‘규모는 작지만’이라고 말하곤 한다”며 웃었다.
그는 “'설국열차'는 미국 영화계 입장에서 보면 독특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중저예산 영화다. 큰 예산을 쓰긴 했지만 가장 허리띠를 졸라매며 계획에 맞춰 찍으려고 노력했다. 엉뚱한 시도를 하기 보다는 미리 준비한 콘티대로 타이트하게 찍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그의 별명이기도 한 ‘봉태일’ 수식어와 관련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봉태일이라는 별명을 들을 때마다 괴롭다. 내가 허술한 건 스태프들이 다 안다. 그들이 구멍을 막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국열차’는 봉준호-송감호 콤비가 ‘괴물’ 이후 다시 의기투합한 영화로, 이들 외에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존 허트 등과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 역시 합류, 올여름 한국 영화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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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