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하세요‘, 너무 사랑해도 죄가 되나요?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7.23 07: 37

너무 사랑해도 죄가 될까? 죄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방을 고통스럽게는 할 수 있다. '안녕하세요'에 아내를 너무 사랑하는 남자와 그런 남편을 부담스러워하는 부인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부러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샀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부인을 너무 사랑해 하루 종일 애정 표현을 멈추지 않는 남편이 등장했다.
이날 남편은 도에 넘치는 애정 표현과 스킨십으로 객석을 경악시켰다. 그는 사춘기 중학생 아들 앞에서 부인에게 끈적끈적한 대사와 손길로 스킨십을 하고, 시도 때도 없이 “사랑한다”며 고백을 하는가 하면, 마트와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키스를 시도하는 등 노골적인 애정행각으로 부인을 힘들게 했다. 심지어 부인은 “주말 부부가 소원이다”라며 남편과 떨어져 있고 싶은 속내를 드러낼 정도.

남편의 애정행각은 출연진이 듣기에도 과한 데가 있었다. 조금 강박적이고 집착에 가까운 면이 보였다. 그러나 남편의 이런 과도한 애정 표현에는 이유가 있었다.
부인은 "신랑이 예전에 효자였다, 어머님이 갑자기 4년 전에 돌아가셨다. 그 때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그 이후로 나한테 너무 (애정표현이) 강해졌다"고 말문을 열었고, 남편은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가는 것을 보고, 살면 얼마나 살겠나 싶고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내가 소중해졌고, 예뻐해 주고 싶고, 사랑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과거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었던 기억이 현재 옆에 있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애정을 쏟아내고자 하는 집착으로 연결됐던 것. 아내를 향한 스킨십은 분명 남편의 넘치는 사랑에 기인한 것이었지만 정작 사랑의 대상인 아내는 행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그러진 부분이 있었다.
결국 남편은 부인의 토로와 출연진의 원성에 "당신이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며 "애정표현을 좀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남들은 부부는 의리로 산다고 하지만 나는 당신과 평생 사랑으로 살고 싶다"고 사랑을 고백했다. 부인 역시 "자기야 사랑 고백 많이 해줘서 고맙고, 나도 정말 힘들다,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다. 나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 사랑한다"며 남편에 대한 진심을 말하며 훈훈한 마무리를 보였다.
'안녕하세요'의 미덕은 이처럼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 오가는 속에서 출연자들이 스스로 깨닫고 고민을 하게 만다는 점에 있다. 또 그렇게 출연자들이 변해가거나, 때로는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시청자들에게는 재미를 준다. 여전히 월요일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안녕하세요'가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이런 매력으로 계속해 그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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