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크레용팝이 음원발매 한 달만에 차트 상승곡선을 그리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온라인을 달궜던 '일베논란'이 결국 노이즈 마케팅으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달 20일 공개된 크레용팝의 신곡 '빠빠빠'는 발매와 함께 주요 음원차트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최근 급격하게 순위가 상승하더니 23일 오전 현재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13위를 비롯해, 엠넷(17위), 벅스(12위), 올레뮤직(13위), 소리바다(16위) 등 주요 음원사이트 2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이는 크레용팝 소속사 대표가 크레용팝 트위터에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 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와 관련된 글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멤버들도 '노무노무' 등 해당 사이트에서 왜곡돼 사용되는 표현으로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른 후 진행된 일이다.

대형가수들이 가요계 속속 컴백하고 수도 없이 많은 신인급 아이돌 그룹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요즘 가요계에서 신인 걸그룹으로는 이례적인 성적을 거둔 점은 분명 괄목할 만한 성과지만, 시기상 일부에서 제기되는 '일베 노이즈 마케팅' 의혹을 깨끗하게 비껴갈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물론 크레용팝 소속사와 멤버들은 당시 해명글을 통해 '일베논란'과 '노이즈 마케팅설'에 대해 부인했다.
소속사 대표는 "(일베에) 접속한 사실은 맞지만 사이트를 이용한 사람이 같은 취지, 같은 목적으로 접속하지는 않는다. 콘셉트, 시기, 동향, 의견, 반응 등 정보 습득이었지 목적을 가지고 무엇을 조장하거나 분란을 일으키기 위해 특정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크레용팝 역시 "저는 그 사이트를 알지도 못하며 제가 평소 즐겨 쓰는 어투를 쓴 것 뿐"이라며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라요 -웨이"라고 강조했다.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은 '부처의 눈에는 모두가 다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모두가 다 돼지로 보인다'는 말이다. 왜곡된 시선으로 자신들을 보지 말라는 뜻이다.
이 같은 크레용팝의 모습은 '논란'에 휩싸여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하거나, 자숙하면서 활동을 최소화 하는 일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모습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자칫 좋지 않은 '노이즈 마케팅'의 선례를 남기진 않을까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 가요 관계자는 "지금처럼 치열한 경쟁 구도라면 '일베논란'으로 유명세를 타고 음원차트 상승곡선을 그린 크레용팝의 전철을 밟는 걸 시도하려는 그룹도 생겨날 것"이라며 "자칫 이로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겨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일침했다.
gat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