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이 후반기 첫경기부터 승리했다. 그러나 투구내용은 '글쎄'였다.
류현진은 23일(이하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⅓이닝 9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 피칭을 펼쳤다. 다저스 타선이 무려 14득점을 폭발시키며 경기 초반부터 터지며 류현진을 화끈하게 지원한 덕에 시즌 8승(4패)째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3.09에서 3.25로 치솟았다.
열흘이 넘는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류현진의 피칭은 압도적인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1회부터 6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는 위태위태한 피칭이 이어졌다. 병살타를 2개 유도하는 등 고비 때 위기를 잘 넘기며 실점을 최소화했으나 결국 6회를 채우지 못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무엇보다 너무 많은 안타를 맞았다. 안타 9개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4월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10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기록. 에드윈 엔카나시온이 3안타, 멜키 카브레라와 마크 데로사가 2안타씩 멀티히트를 터뜨렸다. 우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특히 안타 9개 중 7개가 패스트볼이 맞아나간 것이다. 이날의 류현진은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93마일이 나왔으나 상대를 압도하는 묵직함이 없었다. 토론토 타자들의 안타는 빗맞은 것 없이 거의 정타였다. 뜬공 타구도 외야로 쭉쭉 뻗어나가 가슴을 조리게 했다.
결정적으로 류현진의 최대 장점인 볼 컨트롤이 좋지 않았다. 특히 변화구 제구가 뜻대로 안 이뤄졌다.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 등 변화구를 37개 던졌으나 스트라이크 18개와 볼 19개로 비율이 엇비슷했다. 특히 주무기 체인지업을 19개 던졌으나 10개가 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제대로 유인하지 못했다. 체인지업의 각도 무뎠고, 제구도 스크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났다.
올스타 휴식기 전후로 12일만의 등판이라 그런지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변화구 제구가 안 되니 패스트볼밖에 없었고, 피안타 증가로 이어지고 말았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부진을 면치 못한 류현진에게는 8승의 기쁨보다 앞으로 걱정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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