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류!류!'
토론토 블루제이스 강타자 호세 바티스타가 2스트라이크에 몰리자 관중석에서 류현진(LA 다저스)을 연호하는 응원소리가 울려 퍼진다. '류!류!류!'하는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바티스타가 땅볼로 물러나자 환호성이 들린다.
류현진을 응원하는 소리가 울려퍼진 곳은 다저스타디움이 아니다. 적지인 로저스 센터였다. 다저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연전 첫 경기를 치렀다. 6년만에 성사된 토론토 원정경기였다.

토론토는 미주지역에서 손꼽히는 한인 거주지역이다. 토론토에는 적어도 20만명 이상의 교민이 거주한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다저스의 토론토 방문, 그리고 류현진의 선발등판은 토론토 교민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류현진을 응원하는 토론토 교민들에게 이번 선발등판은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나 다름없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토론토는 견우와 직녀보다 만나기 더 힘들다. 마지막 로저스센터 맞대결은 6년 전인 2007년이었다.
게다가 류현진의 선발등판까지 겹쳤으니 절호의 기회였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다수의 교민 커뮤니티는 23일 경기의 입장권을 구매하기 위해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10달러 정도로 가장 저렴한 외야좌석은 일찌감치 다 나갔고, 원정 응원석인 1루쪽 좌석도 빠른 속도로 표가 팔렸다. 심지어는 암표 이야기까지 나왔을 정도다.
현지 중계진도 류현진 열풍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중계 카메라는 한글로 쓰여진 류현진의 응원문구를 줄곧 카메라로 잡았고, 한인들의 응원모습을 계속 비춰줬다. 또한 캐스터는 류현진이 첫 타자 호세 레예스를 잡아낸 뒤 환호성이 쏟아지자 "여기가 잠시 어딘지 잊어버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민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류현진은 5⅓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기대만큼의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약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나 다저스 타선이 폭발, 류현진은 시즌 8승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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